"연령제한 걸고, DSR 산출 핀셋조정"…'50년 주담대' 문턱 높아진다

신병남 기자 2023. 8. 24.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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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나이 제한 도입 등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원리금 상환액이 낮는 등 현재 주담대를 받으러 오는 차주 다수는 50년 만기를 선택하는 분위기"이라면서도 "금리가 낮은 상품을 차주들이 더 찾듯이 월 상환액이 낮은 상품에 차주들의 선호가 쏠리는 게 당연해 이 상품 때문에 가계대출이 늘어난다는 건 은행 입장에서 억울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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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지적에 은행별 자체 '디마케팅' 돌입…판매 중단한 곳도
상환기간 길어 위험 큰데 만기 다른 상품과 동일금리…금리도 오를듯
서울에 위치한 은행 개인대출 창구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3.5.23/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은행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나이 제한 도입 등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정부로부터 최근 가계대출 확대의 주범으로 해당 상품 취급 확대를 지적받으면서다. 금융당국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출 일부 조정 등으로 차주 상환능력을 상품에 더 반영하도록 규제할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내부통제 및 가계대출관리 강화를 위한 은행장 간담회 이후 은행들은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를 줄이고 있다.

정책모기지 상품 특례보금자리론에 적용되는 기준과 같은 나이 요건(만기 50년 시 만 34세까지 신청 가능)을 신설하거나, 일부 은행은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BNK경남은행은 오는 28일부터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를 잠정 중단할 예정이다. 연령대별 주담대 사용 목적을 분석하고 나이 제한을 도입하기 위해서다. Sh수협은행도 이달 안으로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가입 연령을 만 34세 이하로 제한한다.

주요 은행 중 가장 먼저(올해 7월 5일) 50년 만기 주담대를 취급한 농협은행은 이달 말까지만 판매하기로 정했다. 부산은행은 이달 해당 상품을 출시하려 했으나 일정에 대해 재검토하고 있다. 상품을 취급하는 다른 은행도 유사 조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들이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해 디마케팅에 나서는 것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급증 원인으로 이 상품을 지목하면서다.

당초 정부는 현재 소득은 적지만 미래 소득이 충분한 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추진해 왔다. DSR 규제라는 큰 틀을 유지하면서 사회초년생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동시에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 상품 취급을 특정 연령에 제한했었다.

하지만 은행들은 기존 주담대 상품의 약관을 개정해 지난달부터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을 본격화했다. 신규 상품의 경우 금융당국의 허가가 필요한데 이러한 절차 없이 기존 주담대 상품의 취급 기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도만 늘렸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이 DSR 우회로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 지점 때문이다.

일부 은행은 40년 만기 주담대와 50년 만기 주담대 금리를 같게 설정하고 있다. 만기가 길어졌음에도 신용 리스크를 금리에 반영하지 않는 것인데, 금융당국은 이 부분도 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차주의 상환능력을 더욱 정교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DSR 산출 방식을 일부 개선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쉽게 말해 50년 만기 주담대가 만기가 짧은 주담대보다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만기가 10년 늘어날 때마다 0.05~0.10%p 금리가 오른다. 기간별 상환액도 조정될 수 있다.

한편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가 줄어들 것이란 소식이 확산하면서 판매액은 연일 급증세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은행은 지난 21일까지 관련 상품을 2조4945억원 판매했다. 직전 7영업일간 상품 취급액만 1조3038억원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원리금 상환액이 낮는 등 현재 주담대를 받으러 오는 차주 다수는 50년 만기를 선택하는 분위기"이라면서도 "금리가 낮은 상품을 차주들이 더 찾듯이 월 상환액이 낮은 상품에 차주들의 선호가 쏠리는 게 당연해 이 상품 때문에 가계대출이 늘어난다는 건 은행 입장에서 억울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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