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베츠, 아쿠냐 그리고 김하성…'톱클래스' 김하성 질주 어디까지

권혁준 기자 2023. 8. 2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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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비로 눈도장, 올해는 공격에서도 맹활약…WAR 전체 4위
아시아 내야수 첫 20-20 눈앞…지난해 놓친 골드글러브도 재도전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3년 전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미국 무대 진출을 선언할 때만 해도 이 정도의 활약을 예상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인정하는 '톱클래스'의 반열에 올랐다. 김하성의 질주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김하성은 23일(한국시간) 기준 2023 메이저리그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0(418타수 117안타) 17홈런 4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6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 부문에선 내셔널리그 14위, 홈런은 공동 41위이며 OPS는 22위다.

단순한 스탯만으로 살폈을 때는 그다지 빼어난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김하성은 올 시즌 리그에서 손꼽히는 '가치있는 선수'다.

최근 야구에서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는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에서 김하성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김하성의 올 시즌 WAR은 6.0으로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를 포함한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4번째로 높다.

김하성보다 WAR이 높은 이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9.4), 무키 베츠(LA 다저스·6.5),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6.2) 등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들이다.

투타를 겸업하며 양 쪽에서 모두 S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오타니는 애초에 WAR이 압도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또 베츠의 경우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이던 2018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끄는 등 이미 가치를 인정받은 선수다.

아쿠냐 주니어는 현재 28홈런에 58도루를 기록 중으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던 30-60 클럽을 노리고 있다.

김하성. ⓒ AFP=뉴스1

김하성은 이런 특출난 이들 사이에서 상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공격 WAR은 4.4로 전체 8위, 수비 WAR은 2.0으로 완더 프랑코(탬파베이 레이스)에 이은 2위다. 하지만 프랑코는 현재 미성년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을 받으며 '행정 휴직' 처분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대로라면 수비 부문에서 김하성이 1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2년 차 시즌이던 지난해 팀 주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부상으로 빠진 틈을 타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그는 빼어난 수비 능력으로 눈길을 사로잡으며 시즌 후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3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시즌에 앞서 샌디에이고는 FA 유격수 잰더 보가츠를 영입했고, 타티스 주니어가 외야로 포지션을 바꿔 돌아왔다.

이런 가운데 김하성은 2루수로 자리를 옮겨 활약을 이어갔다. 상황에 따라선 3루수로 나서며 매니 마차도의 체력 안배를 해줄 수도 있으니 샌디에이고 입장에선 김하성은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나아가 공격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지난해 0.251에 그쳤던 타율을 0.280으로 끌어올렸는데 이는 샌디에이고 타자들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홈런은 17개로 이미 지난해(11홈런) 기록한 개인 기록을 넘어섰고 출루율(0.369)과 장타율(0.447) 역시 지난해보다 4~6푼이 높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타격에서도 감을 잡은 김하성을 7월 이후 리드오프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김하성은 1번 자리에서 0.299의 타율과 11홈런 26타점을 기록하며 적성에 딱 맞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김하성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8일까지 15경기 연속 멀티 출루를 기록하며 이 부문 아시아 기록을 가지고 있는 '레전드' 이치로 스즈키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김하성. ⓒ AFP=뉴스1

멜빈 감독은 "김하성은 리드오프에게 어떤 역할이 요구되는 지 이해를 하고 경기에 나선다"면서 "득점을 기록하고 출루도 꾸준하게 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김하성이 최근 활약하고 있다"는 질문엔 "최근이 아니라 올 시즌 내내 잘 해주고 있다"고 엄지를 세웠다.

현재까지 17홈런 28도루를 기록 중인 김하성은 남은 시즌 동안 3개의 홈런만 추가하면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서는 전인미답의 고지다.

지난해 아쉽게 놓쳤던 골드글러브도 다시 도전할 만 하다. 수비 포지션이 유격수에서 2루수로 바뀌면서 가능성을 좀 더 높였다. 아지 알비스(애틀랜타),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 등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골드글러브 역시 아시아 내야수로서는 아직 수상 사례가 없다. 이치로가 우익수 부문에서 10년 연속 수상한 바 있고, 어머니가 한국인인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가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 수상한 적은 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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