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사정찰위성 2차 발사 실패···10월에 3차 발사 단행”

박광연 기자 2023. 8. 24.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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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 발사 2시간30분만에 보도
“3단계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 오류 발생”
UFS 대응, 9·9절 성과 체면 구긴 김정은
북한이 지난 5월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1일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24일 군사정찰위성을 재발사했지만 실패했다고 밝혔다. 문제 원인을 점검해 오는 10월 재발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북한 공식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6시15분쯤 공개한 보도에서 “국가우주개발국은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 운반 로케트(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제2차 발사를 단행했다”며 “신형 위성운반 로케트 천리마-1형의 1계단(단계)과 2계단은 모두 정상비행했으나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에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고 밝혔다.

발사하고 약 2시간30분 만에 실패 사실을 공식 인정한 것이다. 통신은 “국가우주개발국은 비상폭발 체계가 비정상적으로 작동된 원인을 빠른 기간 내에 해명할 것”이라며 “국가우주개발국은 해당 사고의 원인이 계단별 발동기들의 믿음성과 체계상 큰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한 후 오는 10월에 제3차 정찰위성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오전 3시 50분께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돼 이어도 서쪽 공해 상공을 통과한 ‘북 주장 우주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며 “발사 시 즉각 포착해 지속 추적·감시했고 실패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지난 5월31일 이후 85일 만이다. 북한은 지난 22일 사전 예고한 ‘24일 0시~31일 0시’ 발사 기간 중 첫날 발사를 단행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5월 첫 발사 실패 때와 달리 향후 발사 시점을 명시했다. 지난 5월 발사 때는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재발사 땐 “오는 10월 제3차 발사 단행”으로 못 박은 것이다.

첫 발사 때와 달리 군사정찰위성에 발생한 기술적 결함이 크지 않다고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지난 5월 발사 실패 원인에 대해 “엄중한 결함”이라고 밝혔지만 이날은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공개한 데서 드러난다. 두 차례 실패로 군사정찰위성 발사 기술력에 제기될 의구심을 해소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 성공을 올해 최우선 국방 과제로 강조해왔다. 군사정찰위성은 한반도 주변에서 한·미·일의 군사적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고도화된 핵·미사일 선제 활용 역량을 극대화하는 자산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지난 5월 첫 발사 실패를 올해 상반기 “가장 엄중한 결함”으로 자평하며 재발사를 추진해왔다.

군사정찰위성 재발사까지 실패하며 김 위원장 체면이 구겨지게 됐다.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겨냥해 군사적 위협을 과시하고, 다음 달 9일 정권 수립 75주년(9·9절) 기념식을 맞아 주민들에게 대대적인 성과로 제시하려는 의도로 평가됐지만 실패하며 무산됐다.

북한이 세 번째 발사 시점으로 오는 10월을 예고한 것은 그달 10일 노동당 창건 78주년 기념일에 발사 성공을 성과로 내세우려는 목표일 수도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합참은 이날 “이번 ‘북 주장 우주발사체’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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