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양극재? 판가 부진에 잇따른 증설까지…"일희일비 안 해"

최경민 기자 2023. 8.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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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둘러싼 시장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지속적인 판가 하락, 글로벌 업체들의 잇딴 증설 등의 악재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배터리 소재 업계 관계자는 "당장 하반기 실적이 어떨 것인지를 묻는다면 양극재 판가 부진으로 마냥 긍정적 전망을 거론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부침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지속 성장할 시장이기 때문에 확신을 갖고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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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둘러싼 시장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지속적인 판가 하락, 글로벌 업체들의 잇딴 증설 등의 악재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업체들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니켈·코발트·망간(NCM) 및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의 수출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18% 하락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 등 성능을 결정하는 양극재는 배터리 생산비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소재다. 이 중 NCM 및 NCA 양극재는 국내 업체들의 주력 수출 품목이다.

이런 추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을 통해 "양극재 판가는 3분기들어 20%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양극재 판가 부진은 상반기부터 이어져온 변수다.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 국내 소재사들 모두 지난 2분기 판가 하락으로 인해 예상보다 나쁜 실적을 거뒀던 바 있다.

핵심 광물인 리튬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크다. 올 상반기 리튬 가격은 전 세계적으로 50% 가량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양극재 가격은 리튬 등 원료 가격에 연동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과거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들여온 리튬의 경우 여전히 재고로 쌓여있다. 이 재고 리튬으로 양극재를 만들어봐야, 현재 형성된 저렴한 가격에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수익성을 챙기기 어렵다.

글로벌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바스프는 최근 독일에 전기차 약 40만대에 공급 가능한 양극활물질 공장을 열었다. 캐나다 퀘벡에는 약 10만톤 규모의 생산라인을 신설하기 위해 부지를 매입한 상태다. 중국의 XTC와 리코(Lico)는 프랑스 업체들과 JV(합작법인)을 통해 양극재 공장을 현지에 건설한다. 이스프링(Easpring)은 핀란드에 6만톤 규모의 NCM, NCA 양극재 공장 건설을 확정했다.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제품

국내 업체들은 시장을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 단기 변수에 집착할 게 아니라 시장 상황이 반전되는 타이밍을 기다리며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리튬만 봐도 과거 비쌀 때 사놓은 재고 물량을 모두 소진하면, 그 이후에는 값 싼 원료로 양극재를 만들 수 있다. 최근 둔화 움직임이 있지만, 전기차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확장할 게 분명한 시장이기 때문에 수요도 끊임없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2022년 3000만대 규모에서 2030년 2억4000만대로 성장할 것이라 예측했다.

현재의 어려움 때문에 해외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늦출 수 없다는 분위기다. LG화학은 한국, 중국, 미국, 유럽으로 이어지는 양극재 글로벌 4각 생산 체계를 갖추고, 연 12만톤의 규모의 생산 능력을 2028년 47만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2030년까지 연 100만톤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현재 한국·중국·북미에 더해 유럽 등에서 생산라인을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 업계 관계자는 "당장 하반기 실적이 어떨 것인지를 묻는다면 양극재 판가 부진으로 마냥 긍정적 전망을 거론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부침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지속 성장할 시장이기 때문에 확신을 갖고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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