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부상에 PSG도 초비상...메시-네이마르 대체 누가하나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파리 생제르맹(PSG)도 이강인의 부상으로 인해서 머리가 아플 것이다.
PSG는 22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은 왼쪽 대퇴사두근에 부상을 입었다. 이강인은 A매치 기간이 끝날 때까지 치료를 받을 것이다"고 공식발표했다.
프랑스 매체에 따르면 이강인은 지난 20일 툴루즈와의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앙 2라운드 경기 도중에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각보다 부상에서 회복하기까지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을 다시 경기장에서 보기 위해선 길게는 3~4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추측된다.
프랑스 '르 파리지앵'은 "PSG에서 좌우 윙포워드로 기용되고 있는 이강인은 적어도 9월 17일에 있을 니스와의 경기까지는 소화하지 못할 것이다. 부상 진행 상활에 따라서 이강인은 9월 19~20일에 재개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등 다른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예상보다 부상 정도가 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어 "팀에 더 많은 창의성을 가져오기 위해 이강인을 중원에 기용하길 원했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팀한테는 타격이다. 엔리케 감독은 이번 주에 또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이강인의 부상이 PSG에도 좋지 못한 소식이라는 걸 강조했다.
이강인의 부상이 PSG에 굉장한 타격인 이유는 선수 조합과 관련이 있다. 지난 2경기에서 이강인의 포지션은 좌우 윙포워드였다. FC로리앙과의 경기에서는 이강인은 맹활약했다. 이강인은 개막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합격점을 받았다.
움직임도 가벼웠고, PSG 전술에 잘 녹아든 선수처럼 보였다. 통계로도 이강인의 좋은 활약을 파악할 수 있었다. 볼터치 85회, 슈팅 3회, 패스 52회 성공(성공률 86%), 키패스 1회, 드리블 3회 성공(4회 시도), 리커버리 3회, 지상 경합 4회 성공(7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리그앙 사무국이 선정하는 경기 최우수 선수로도 선정됐다. 사무국은 "이강인과 마르코 아센시오는 PSG 경기에 있어 광범위하게 참여하면서 활기를 불어넣었기에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 다른 날이었다면 승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강인은 리오넬 메시가 훌륭하게 누볐던 공간을 즐겼다. PSG는 일부 다른 선수들에게 실망했을지라도 이강인의 퍼포먼스에 만족할 것이다"라고 호평을 남겼다.
이강인이 이렇게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동료들의 적극적인 이강인 활용이 있었다. 이강인은 로리앙전에서는 계속해서 공을 만지면서 플레이했다. 이강인은 위치를 가리지 않고, 경기에 개입했다.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보다 공을 직접 다루고 있을 때 장점이 나오는 이강인이기에 계속해서 패스를 몰아주는 플레이는 이강인한테 날개를 달아줬다.
하지만 2라운드였던 툴루즈전에서는 이강인의 활용법이 제한적이었다. 측면에서 고정된 듯한 포지셔닝을 가져갔다. 그러자 이강인의 능력이 온전히 발휘되지 않았다. 툴루즈전을 앞두고 피로한 모습을 보였던 이강인의 몸상태에도 영향이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이강인의 활용법이 더 아쉬웠다. 이강인은 교체되기 전까지 27번밖에 공을 만지지 못했다. 공을 자주 만지지 못하면서 이강인의 장점인 패스, 드리블, 탈압박 같은 모습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이강인이 더 볼을 자주 만지면서 경기에 개입해야 장점이 나온다고 판단한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측면이 아닌 중원에서 기용하는 방법을 준비 중이었다. 이강인은 중앙 미드필더로 내리면서 어떻게 역할을 부여할 것인지를 고려했다.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앵'은 21일 "PSG한테는 여전히 공격적인 플레이를 시작할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하다. 이 역할은 새로운 영입생 이강인에게 맡겨져야 한다"며 이강인이 중원에서 기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매체는 "정보에 따르면 PSG는 이강인을 플레이메이커로 만들고 싶어 한다. PSG는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가 팀을 떠나면서 새로운 기회 창조자를 찾아야 한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신뢰하며, 오늘날 스태프들은 이강인을 플레이메이커로 변모시키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PSG 중원 자원 중 창의성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선수들은 워렌 자이르 에머리, 비티냐, 파비앙 루이즈 정도다. 카를로스 솔레르도 있지만 솔레르는 창의적인 패스를 넣어주는 스타일은 아니다.
에머리, 비티냐, 루이즈의 1,2라운드 활약이 신통치 않자 이강인을 플레이메이커로 기용하면서 킬리안 음바페, 곤살로 하무스, 우스망 뎀벨레 같은 좋은 자원을 활용해보겠다는 계획이었던 것이다.
PSG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메시와 결별하고,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네이마르를 알 힐랄로 매각시키면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맡아줄 선수가 사라졌다. 그래서 원래는 베르나르두 실바를 맨체스터 시티로부터 영입하려고 했지만 맨시티의 저항이 거세 결국 포기했다. 새로운 플레이메이커를 영입하지 못한 PSG는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이강인에게 맡길 셈이었다.
이강인한테도 좋은 변화일 수 있었다. 지금 기용되는 윙포워드 자리는 경쟁 난이도가 매우 높다. 우측에서는 바르셀로나와 도르트문트에서 활약했던 뎀벨레, 좌측에서는 PSG 에이스인 음바페다. 음바페는 PSG에서는 절대적인 입지를 자랑하는 선수다. 뎀벨레는 PSG 합류 후 네이마르가 달던 등번호 10번을 물려받았을 정도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스타일도 이강인과 달라 경쟁하기에 매우 까다롭다.
그에 비해 중원은 비교적 난이도가 쉬웠다. 비티냐는 이번 시즌 자주 나오고 있지만 템포를 잡아먹는 플레이나 애매한 패스로 인해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합 능력도 부족해 수비적으로도 기여를 해주지 못하고 있다. 에머리는 이제 2006년생이라 팀의 핵심으로 기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루이즈는 볼을 운반하거나 돌파력이 아쉽다는 평가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빠르게 발전하면서 더 이상 템포를 잡아먹는 유형의 선수가 아니다. 마요르카에서 제일 발전한 능력치 중 하나가 압박과 수비다. 볼 운반과 돌파력은 스페인을 넘어서 유럽 최고 수준이라는 걸 증명해냈다. 이강인이 경쟁하기에도 플레이메이커 역할이 더욱 수월할 것이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해 PSG의 계획이 완전히 틀어졌다.
이강인한테도 부상 타이밍이 너무 좋지 않다. 만약 이강인의 회복이 늦어져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차출되기 전까지 PSG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다면 10월 말까지 이강인은 PSG에서 뛰지 못하게 된다. 아시안게임 결승전 날짜는 10월 7일이다.
결승전까지 치른 뒤에는 10월 A매치 기간이 기다리고 있다. 10월 A매치 휴식기가 끝난 후 PSG의 첫 경기는 10월 22일에 예정된 스트라스부스와의 경기다. 이강인이 PSG에 없는 동안 분명 누군가는 엔리케 감독의 총애를 받기 시작할 것이다. PSG로 돌아가면 이강인은 엔리케 감독의 신뢰를 받은 선수를 뚫어내고 주전으로 올라서야 한다. 쉽지 않은 경쟁이 될 것이다.
아시안게임에 차출되기 전까지 PSG에서 엔리케 감독의 신뢰를 확보하면서 주전으로서의 입지를 먼저 다졌으면 좋았겠지만 이제는 부상 회복에 집중해야만 한다. 잘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미 이번 부상으로 인해 초반 주전 경쟁은 난이도가 더 상승했다. 여기서 또 부상이 생기면 더 어려워진다. 일단 잘 회복한 뒤에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데 집중해야 한다.
사진=PSG, 게티이미지,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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