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시대에도 통하는 최종현 방식 인재양성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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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로서 무거우면서도 벅찬 순간은 시대의 동량인 중고등 학생들의 또랑또랑한 눈빛을 마주하는 때이다.
시대를 통틀어 변하지 않는 중요한 가치인 인재육성에는 무엇보다 긴 호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변화와 발전의 속도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마저도 넘어서고 있는 지금, 옛 성현들이나 시대를 앞서 이끌어간 프런티어들이 강조했던 '인재의 양성'이라는 기본 가치로 돌아가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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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로서 무거우면서도 벅찬 순간은 시대의 동량인 중고등 학생들의 또랑또랑한 눈빛을 마주하는 때이다. 강의실과 연구실을 벗어나서도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기회인 드림렉처를 일정이 허락할 때마다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는 이유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지식강연 시리즈인 드림렉처에 15회 정도 참여하면서 일관되게 강연해온 주제는 '과거 그리고 현재의 정보통신기술 동향'이다. 알파고와 챗GPT 사례에서도 드러나듯이 기술은 매우 빠르게 변화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니, 부디 풍부한 직·간접 경험을 통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꼭 찾으라는 것이다. 젊은 학생들이 변화무쌍한 세상의 흐름과 다종다양한 기술을 일별하고 깨우침을 얻기를, 그들 앞에 펼쳐진 드넓은 인생길을 거침없이 달릴 수 있게 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고대하면서 말이다.
필자는 한국고등교육재단 해외유학 장학생 출신이다. 고등교육재단은 오는 26일로 서거 25주기를 맞은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1929~1998)이 1974년 설립한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최종현 회장은 누구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환경과 인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춘추전국시대의 명재상 관중의 격언인 '一年樹穀(일년수곡) 十年樹木(십년수목) 百年樹人(백년수인)'을 몸소 실천한 분이다. 곡식을 얻으려면 1년이 걸리고, 나무 한 그루를 키우려면 10년이 소요되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100년이 필요하다는 인재양성 철학이다.
재단 역시 국가의 동량을 기르기 위해 인재를 선발하고 후원해 해외유학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사업이다. 국비유학의 기회가 제한돼 있던 개발도상국 시절, 세계적인 수준의 학자를 양성해 학술진흥과 국가발전을 촉진함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특히 혜택을 받은 장학생들에게 어떠한 조건을 달지 않아 장학생들은 국제적으로 활동하며 국가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인재를 발굴·양성함에 기업의 이득보다 나라와 세상에 대한 기여를 우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 현 최태원 이사장도 미래의 인재를 기르는 선순환에 힘쓰고 있다.
필자도 재단의 뜻에 적극 공감하면서 드림렉처 강연에 임해 왔다. 시대를 통틀어 변하지 않는 중요한 가치인 인재육성에는 무엇보다 긴 호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긴 호흡의 인재 육성사업은 반드시 설립 및 운영자의 강한 의지와 탄탄한 재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변화와 발전의 속도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마저도 넘어서고 있는 지금, 옛 성현들이나 시대를 앞서 이끌어간 프런티어들이 강조했던 '인재의 양성'이라는 기본 가치로 돌아가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국내에서도 기업과 국가의 성장 및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장기적인 인재를 육성하는 문화가 자리 잡는 것은 물론 세계적인 기업과 연구집단이 늘어 결국에는 대한민국이 기술강국의 반열에 서야 할 때다.
안정호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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