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방북 비용 대납 때 직접 통화” 쌍방울 김성태까지 증언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이 22일 법정에서 지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이재명 후보에게 직원 등을 동원해 쪼개기 방식으로 최소 1억5000만원을 후원했다고 증언했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이던 시절 방북 비용 등 800만달러를 대납한 것 외에 경선 자금도 지원했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당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부탁을 받고 경선 자금을 후원했고, 이 대표 비서로부터 감사 전화도 받았다”고 했다. 지난 대선 때 대장동 일당에게 불법 경선 자금 8억원을 받은 혐의로 이 대표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기소돼 있는데 추가로 경선 자금 의혹이 드러난 것이다.
쪼개기 후원은 불법이다. 김 전 회장도 처벌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김 전 회장이 이를 공개한 것은 최근 자신과 검찰을 겨냥해 이 대표가 “노상강도를 경범죄로 기소했다”고 비난했기 때문이다. 검찰이 김 전 회장을 봐주기 수사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그러자 법정에 나와 “자기한테 금전적인 후원을 한 사람을 노상강도라고 표현하냐”며 작심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김 전 회장은 후원 내역을 찾아 검찰에 제출하겠다고도 했다.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김 전 회장은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달러, 이 대표 방북 비용 300만달러를 대납하는 과정에서 당시 경기지사이던 이 대표와 통화했다는 증언도 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가 전화를 바꿔 줘 통화했는데 “일일이 얼마를 주겠다 이런 이야기는 안 했지만 통화로 확인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제가 자선단체 하는 사람도 아니고 사업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냥 준 게 아니라 쌍방울 사업 지원을 바라고 이 대표 방북 비용 등을 대납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23일 쌍방울의 불법 대북 송금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제3자 뇌물 혐의로 소환을 통보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이 의혹에 대해 “검찰의 신작 소설”이라고 했다. “나와 쌍방울 인연은 내복 하나 사 입은 것밖에 없다”는 말도 했다. 하지만 자금 밀반출에 관여한 수십명의 쌍방울 임직원들이 다 인정했고, 애초 혐의를 부인했던 이 전 부지사도 쌍방울의 방북 비용 대납을 이 지사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이제 이 사건과 관련해 혐의를 부인하는 사람은 이 대표 혼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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