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50년 된 달성공원 동물원, 폭염에 지친 동물들 ‘헥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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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너무 애처롭네요."
22일 오후 1시 대구 중구 달성공원 동물원 침팬지 우리 앞에서 만난 양지인 씨(35)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연신 "불쌍하다"고 했다.
대구시는 2020년 수성구 대구대공원에 새 동물원을 조성해 달성공원 동물들을 이전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구시 민간공원팀 관계자는 "올해 말에 착공해 2026년 하반기 완공 후 즉시 동물들을 이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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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시설에 개선 목소리 커져
2026년 새 동물원으로 이전 앞둬
“일부라도 보수하고 인력 보강을”
22일 오후 1시 대구 중구 달성공원 동물원 침팬지 우리 앞에서 만난 양지인 씨(35)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연신 “불쌍하다”고 했다. 우리 안에는 37년생 암컷 침팬지 ‘알렉스’가 무기력한 모습으로 바닥에 드러누워 있었다. 간혹 팔로 눈가를 비비면서 마치 눈물을 흘리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알렉스는 최근 25년생 남편 ‘루디’와 강제로 사별해야 했다.
침팬지 부부는 이달 11일 오전 동반 탈출을 감행했다. 사육사가 우리를 청소하기 위해 뒷문을 연 순간 침팬지 부부가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포획 과정에서 알렉스는 사육사들의 유도에 따라 스스로 우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루디는 공원 일대를 누비다가 마취 총을 맞고서야 잡혔다. 평화롭게 마무리되는 듯했었던 한바탕 소동은 결국 비극적으로 끝났다. 루디가 마취 후 회복 과정에서 기도가 막혀 질식사한 것이다.
최근 대구 낮 최고 기온이 일주일 이상 영상 34도를 오르내리고 있는 가운데 이날도 폭염이 이어졌다. 다른 우리의 동물들도 더위에 지친 듯 그늘을 찾아 드러누워 있었다. 호랑이는 아예 스스로 사육장 안으로 들어가 모습을 감췄다. 동물원을 찾아온 한 아이가 아쉬운 듯 호랑이를 불러봤지만 미동도 없었다.
코끼리 우리 안에서는 55년생 암컷 아시아코끼리 ‘코순이’가 몸을 앞뒤로 흔드는 동작을 반복하고 있었다. 우리에 갇힌 동물이 무의식적으로 이상 행동을 반복하는 정신질환인 ‘정형행동’이었다. 한 관람객은 “그늘이라든지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시설이 더 있으면 좋을 것 같다”며 “대구의 유일한 동물원인데 부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1970년 문을 연 달성공원 동물원은 12만6576㎡ 면적에 현재 포유류 21종 95마리와 조류 53종 250마리 등 모두 74종 345마리가 살고 있다. 지어진 지 50년 이상 된 탓에 시설이 노후화하면서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시는 2020년 수성구 대구대공원에 새 동물원을 조성해 달성공원 동물들을 이전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23일 시에 따르면 현재 해당 부지에 대한 토지 보상이 한창이다. 현재 78% 정도 완료된 상태. 대구시 민간공원팀 관계자는 “올해 말에 착공해 2026년 하반기 완공 후 즉시 동물들을 이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동물원은 현재 달성공원 부지의 3배 정도인 32만5296㎡ 면적에 조성될 예정이다. 따라서 동물들의 우리도 기존보다 훨씬 커져 사육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보다 전문화하고 현대화한 진료 시설도 세울 계획이다. 관람객들을 위한 놀이터와 피크닉장, 수중정원 등도 들어선다.
다만 동물원 이전까지는 아직 3년 이상 남은 만큼 동물들에 대한 각별한 관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위숙 대구동물보호연대 대표는 “대구시가 이전 계획을 세운 상태라고 해도 3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지금 남아있는 동물들이라도 잘 보살피려면 노후화된 시설 가운데 일부라도 개선해야 하며 사육사 등 인력도 더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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