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 공공헌책방 세워 문화자산 보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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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역 전현직 교수와 시민사회단체가 "매년 1000만 권 이상 버려지는 헌책을 사회적 자산으로 활용하자"며 경남에 '공공헌책방'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좋은 책을 지키고 싶은 사람들'(가칭)은 21일 경남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책을 인류의 문화자산으로 탈바꿈시키는 새로운 시도가 경남에서도 시작됐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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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책 1000만권 이상 폐기
지적 자산 보관할 공간 필요”
도교육청에 설립 검토 제안
‘좋은 책을 지키고 싶은 사람들’(가칭)은 21일 경남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책을 인류의 문화자산으로 탈바꿈시키는 새로운 시도가 경남에서도 시작됐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이날 회견에는 강재규 인제대 법학과 교수, 김재현 전 경남대 철학과 교수, 서익진 전 경남대 경제학과 교수, 전점석 전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 대표이사, 허정도 전 경남도 총괄건축가, 이윤기 마산YMCA 사무총장 등 6명이 참석했다.
국가도서관 통계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1238개 공공도서관에 비치된 책은 1억2356만 권으로 나타났다. 매년 새로 사는 책은 450만 권, 한 해 폐기되는 책은 540만 권으로 집계됐다. 또 2021년 기준 전국 대학도서관이 소장한 도서는 1억7500여만 권으로 그해 새로 구입한 책은 430만 권, 폐기된 책은 164만 권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매년 대학교수 1000여 명(2020년 기준)이 퇴임하고 앞으로 10년 안에 정년퇴직을 앞둔 교수만 해도 4만5000여 명에 달한다”며 “전국 공공도서관과 대학도서관, 그리고 대학교수를 비롯한 전문 연구자들이 소장하고 있던 책들을 포함해 추산해 보면, 매년 1000만 권 이상의 책이 폐기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귀중한 자료들이 적절한 장소나 소장자를 찾지 못해 폐기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경남지역에서도 연구자들이 한평생 모으고 연구에 사용했던 많은 자료와 책들이 지식 자료가 아니라 단순 종이로 재활용되는 일이 거듭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사회의 지적 자산이 허무하게 폐기되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이런 책들을 모아 새로운 독자를 만나게 하고 좋은 책들과 보존이 필요한 책들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자들은 서울시가 민간과 협업해 만든 공공헌책방인 ‘서울책보고’나 영국 ‘헤이온와이(Hay-on-Wye)’ 같은 사례를 들며 공공헌책방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헤이온와이는 인구 1500여 명이 사는 작은 도시에 30개가 넘는 헌책방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이들은 “학생 수 급감으로 폐교 등 유휴 공간을 많이 확보한 경남도교육청이 나서 지적 자산을 보존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역할을 주문했다. 또 “도교육청이 학습과 독서교육을 위해 여러 도서관을 운영하고 매년 새롭게 출판되는 좋은 책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도 “지역사회의 소중한 지적 자산을 가려내 보존하고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작업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좋은 책을 지키고 싶은 사람들’의 회견에 대해 경남도교육청은 “제안 취지에 공감한다”며 “내외부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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