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핸드볼 ‘11회 연속 우생순’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이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예선 최종전에서 일본을 격파하고 내년 올림픽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세계 남녀 핸드볼 역사에 전례가 없는 11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다.
헨리크 시그넬(47·스웨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3일 일본 히로시마 마에다 하우징 동구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예선 4차전에서 일본을 25대24로 따돌렸다. 앞서 인도(53대14 승), 중국(33대20 승), 카자흐스탄(45대24 승)을 차례로 꺾은 시그넬호는 일본전에서도 승리하면서 4전 전승으로 예선전을 마무리하며 참가 5국 중 1위에게 주어지는 본선 티켓을 따냈다. 일본과의 역대 전적에선 41승1무5패로 압도적 우위를 유지했다.
한국은 전반이 시작하고 5분 만에 5골을 내주며 한때 0-5로 끌려갔다. 시그넬 감독은 곧바로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전열을 정비한 한국은 반격 고삐를 조였고 결국 1점 차로 따라붙은 채 전반을 14-15로 마쳤다. 후반전엔 엎치락뒤치락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가 이어졌다. 후반 11분 주장 이미경(32·부산시설공단)이 회심의 슈팅으로 역전포(19-18)를 터뜨렸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이 처음으로 앞서나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24-23 간발 차로 앞선 상황에서 ‘에이스’ 류은희(33·헝가리 교리)가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7m 던지기 라인 인근에서 골망을 흔들며 승세를 굳혔다.
이날 피봇 김보은(26·삼척시청)이 팀 내 최다인 6골을 넣었고, 강경민(27·광주도시공사)과 신은주(30·인천시청), 류은희가 4점씩 해결했다. 골키퍼 박조은(25·광주도시공사)도 후반 13분 일본의 7m 던지기를 막아내는 등 선방률 46.2%(6/13)로 선전했다. 시그넬 감독은 “정말 짜릿한 승리였다”며 “초반에 밀렸지만, 우리는 기죽지 않고 끝까지 잘 싸웠다. 올림픽까지 1년 정도 남았다. 잘 준비해서 일을 내고 싶다”고 했다. 이미경은 “올림픽 11회 연속 진출이라는 사실은 열정이 차오르게 한다”고 기뻐했다.
한국 여자핸드볼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은메달)을 시작으로 올림픽 본선 무대를 놓치지 않고 있다. 다만 메달을 딴 건 15년 전 2008 베이징 대회(동메달)가 마지막이다. 금메달은 1988년과 1992년 두 번, 은메달은 1984년과 1996년·2004년 세 번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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