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재산으로 골프회원권 사고 손녀 유학비 내고… 53곳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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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공익법인은 해외에서 학교를 다니는 이사장 손녀의 등록금을 약 3년간 법인 돈으로 냈다.
공익법인은 교육, 학술, 문화, 자선 등 공공의 이익에 이바지하기 위해 운영되는 비영리법인이다.
B공익법인의 이사장 일가는 공익 목적으로 토지 등을 출연해 놓고 그중 상당한 면적에 자신들을 위한 시설을 지었다.
기부금을 이용해 수억 원대의 골프장 회원권 여러 개를 매입해 이사장 등 특정인이 개인적으로 사용한 공익법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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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거주 자녀 생활비 법인카드로
아파트 매입한뒤 장모에 무상임대
법인땅에 사주일가 시설 짓기도
국세청은 올 상반기(1∼6월) 전국 공익법인 113곳을 개별 검증한 결과 53개 법인에서 이 같은 자금 부당 유출을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 법인이 사적으로 사용한 자산은 155억 원 규모였다. 출연 재산을 보고하지 않거나 기부금 수입을 누락하는 등 공시 의무를 위반한 법인 24곳도 함께 적발됐다. 이들의 법 위반 금액은 318억 원이었다.
최재봉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은 “유형별로는 의료재단, 장학재단 같은 공익법인들이 많았고 일부 큰 기업과 관련된 공익법인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공익법인은 교육, 학술, 문화, 자선 등 공공의 이익에 이바지하기 위해 운영되는 비영리법인이다. 출연 재산을 운용해서 얻은 소득의 80% 이상을 공익 목적에 사용하는 등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증여세 면제 등의 혜택을 받는다.
공익법인에 출연한 토지에 법인 돈으로 사주 일가를 위한 고객의 개인 시설을 지은 사례도 적발됐다. B공익법인의 이사장 일가는 공익 목적으로 토지 등을 출연해 놓고 그중 상당한 면적에 자신들을 위한 시설을 지었다. 건축 비용도 공익법인이 부담했다. 해당 법인에선 전직 이사장이 법인카드로 귀금속과 상품권 등을 구입하기도 했다. 최 국장은 “공익법인 출연자 가족들만 이용하는 시설을 설립하는 등의 행위는 새로운 유형”이라며 “적발된 공익법인 중 일부는 세무조사를 의뢰할 수 있고 범칙조사로 전환되면 고발 조치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C공익법인은 이사장의 장모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법인 자금으로 매입한 뒤 장모로부터 월세나 전셋값을 받지 않았다. 기부금을 이용해 수억 원대의 골프장 회원권 여러 개를 매입해 이사장 등 특정인이 개인적으로 사용한 공익법인도 있었다.
또 한 장학재단에선 출연자의 계열사 임직원 자녀에게만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공익법인 정관에는 수혜자의 출생지나 근무처 등에 따라 차별을 두지 않는다고 규정해 놓고 실제로는 특정인들에게만 혜택을 줬다.
국세청은 법인 자금 사적 유용 등의 혐의가 있는 공익법인 39곳은 올 하반기(7∼12월) 추가로 검증에 나설 계획이다. 추가 검증에 나서는 사례 중에는 이사장이 경조사비나 개인 차량 유지비, 명절선물비 등을 개인카드로 결제하고 법인이 부당하게 지급한 경우 등이 포함됐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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