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한 그룹, 열성팬이 AI로 재결합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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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으로 그룹 빅뱅 강제 컴백시켰습니다."
15년 차 VIP(아이돌 그룹 빅뱅 팬덤) 출신이라고 밝힌 채널 운영자 NEWPLE이 직접 빅뱅 스타일의 곡을 만들어 부른 뒤 AI로 빅뱅 멤버들의 목소리를 입힌 영상이었다.
해체하거나 공백기가 긴 아이돌 그룹의 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팬덤의 재결집을 꾀하고 있다.
특정 기간 동안 활동한 뒤 해체하는 프로젝트 그룹의 팬들이 주로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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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중단 아쉬운 팬끼리 정기모임
직접 곡 만들어 온라인 공개하기도
한 유튜브 채널에 1일 올라온 동영상 소개 글이다. 15년 차 VIP(아이돌 그룹 빅뱅 팬덤) 출신이라고 밝힌 채널 운영자 NEWPLE이 직접 빅뱅 스타일의 곡을 만들어 부른 뒤 AI로 빅뱅 멤버들의 목소리를 입힌 영상이었다. 23일 현재 이 동영상의 조회수는 51만 회에 이른다. NEWPLE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음향 편집과 편곡 활동을 하던 중 ‘2023년에 빅뱅이 컴백한다면’이란 가정하에 빅뱅의 ‘블루’ ‘라스트 댄스’ 등의 코드를 참고해 작업했다”며 “빅뱅의 공백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대중이 빅뱅의 모습을 회상할 수 있게 꾸준히 이 같은 작업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곡 ‘봄여름가을겨울’을 발표한 후 일부 멤버가 탈퇴하는 등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빅뱅을 그리워하던 팬들은 영상에 열광했다. “얼마나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직접 빅뱅 노래를 만들어 듣냐”, “이렇게라도 빅뱅 다 같이 모여서 노래하는 걸 들을 수 있어 너무 좋다” 등 30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해체하거나 공백기가 긴 아이돌 그룹의 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팬덤의 재결집을 꾀하고 있다.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좋아하는 그룹의 노래를 공유하는 것을 시작으로 정기모임을 하거나 좋아하는 그룹을 위한 곡을 만들어 온라인에 공개하는 식이다.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를 통한 팬덤 결집의 대표적인 예는 동방신기 팬들이다. 2004년 1월 5인조로 데뷔한 뒤 2010년부터 2인조로 활동 중인 동방신기의 옛 노래를 모아 놓은 플레이리스트 영상 하단에는 “5인조 완전체로 활동하던 당시가 떠올라 먹먹하다”, “동방신기를 좋아할 수 있었던 90년대생 세대로 태어나 행복하다”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
팬들끼리 오프라인 정기모임을 열기도 한다. 특정 기간 동안 활동한 뒤 해체하는 프로젝트 그룹의 팬들이 주로 모인다. 2017년 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11인조 그룹 워너원의 팬들은 지난해까지 3년간 1월 2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 모였다. 2019년 1월 27일 워너원이 해체하기 전 이곳에서 마지막 콘서트를 열었던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2020년에 모임에 참여했던 김지안 씨(23)는 “워너원은 해체됐지만 팬들이 함께 모여 슬로건이나 굿즈를 들고 사진을 찍으며 연대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튜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팬들이 결집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이런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스타의 시효를 만드는 건 팬덤이다. 스타가 더 이상 활동하지 않아도 여러 기술을 통해 인기를 탈환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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