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넘지 못했다… 우상혁 아쉬운 6위

세계선수권 2연속 메달 획득 무산

끝이 아니에요 - 우상혁이 23일 남자 높이뛰기 결선 경기 중 고개를 숙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2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 우상혁(27·용인시청)이 힘차게 도약해 등을 돌리고 2m36을 넘기 위해 날아올랐다. 하지만 높이뛰기 바(bar)가 야속하게도 떨어지고 말았다. 세 번째 실패. 높이뛰기는 3연속 실패하면 도전 자격이 사라진다. 떨어진 바를 보며 아쉬워하던 우상혁은 이내 해맑게 웃으면서 관중석을 향해 두 팔을 흔들며 인사했다.

우상혁은 이날 한국 육상 최초로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도전했으나 6위(2m29)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2m20을 1차 시기에 가볍게 성공한 우상혁은 기세를 몰아 2m25m, 2m29까지 모두 1차 시기에 넘었다. 네 번째였던 2m33에서 한 차례 실패했고, 바를 높여 도전한 2m36에서도 2차례 실패하며 경기를 끝냈다. 우상혁은 지난해 유진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육상 사상 최고 성과인 은메달(2m35)을 목에 걸었다.

우승은 2m36을 1차 시기에 성공한 잔마르코 탬베리(31·이탈리아)가 차지했다. 주본 해리슨(24·미국)은 2m36을 2차 시기에 성공시켰으나 시기에서 밀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역 최강 무타즈 바르심(32·카타르)은 2m36에서 막혀 3위(2m33)에 만족했다.

우상혁은 결과를 아쉬워할 틈이 없다. 그는 이제 헝가리에서 스위스로 이동해 다음달 1일 취리히에서 열리는 다이아몬드리그(DL)에 출전한다. 다이아몬드리그는 세계육상연맹이 매년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 10여 명을 초청해 진행하는 대회다. 우상혁은 현재 다이아몬드리그 포인트 14점으로, 다음 대회에서 4위 안에 들어 5점 이상을 받으며 파이널 진출 자격을 얻는다. 파이널은 미국 유진에서 다음 달 17일 열린다. 파이널을 마친 뒤엔 아시안 게임을 위해 중국 항저우로 떠난다.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은 10월 4일이다.

같은 날 여자 1500m 결선에선 페이스 키프예곤(29·케냐)이 3분54초87로 우승했다. 2017년 런던, 2022 유진에 이어 올해 대회도 제패하며 세계선수권 금메달 3개를 수집했다. 대회 여자 1500ｍ에서 세 번 이상 우승한 선수는 키프예곤뿐이다. 그는 우승을 차지한 뒤 “누구보다 더 빨리 달리는 게 오늘 내 계획이었다”며 “‘내가 가장 강하니까 계속 나아가자’고 다짐한 게 우승 동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