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사랑한 화가… 누낭염으로 외출 못해도 세상 그렸네
카미유 피사로(1830~1903년)는 19세기 말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다. 파리에서 작품 활동 중 모네·세잔과 가깝게 지내면서, 야외에 나가 햇볕 아래에서 풍경 그리기에 열중했다. 피사로는 태양 빛의 변화를 섬세한 터치로 캔버스에 옮겨 놓는 데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 그림은 언제나 온기가 넘쳤고, 따스함이 충만했다.
그렇게 세상 풍경 그리기를 좋아하던 피사로는 말년에 눈 질환으로 밖에 나가지 못했다. 실내에 머물며 창문을 통해서 바라본 세상을 그리게 된다. 67세에 그린 <파리 몽마르트르 대로(大路)>도 실내에서 밖을 보고 그린 작품이다. 호텔에 머물며 피사로는 창문 아래로 펼쳐지는 장면을 화폭에 담았다. 길거리의 마차, 나무 사이의 사람, 양쪽으로 도열한 큰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당시 파리의 전형적인 도시 광경이다.
피사로가 앓은 눈 질환은 눈물주머니염(누낭염)이다. 안구 위쪽 눈물샘에서 나온 눈물은 각막을 적신 후 미간 쪽 눈물소관으로 빠져 나간다. 이후 코눈물관을 통해 콧속으로 빠져나간다. 눈물이 많이 나면 콧물도 많이 나는 이유다.
장재우 김안과병원 성형안과센터 전문의는 “코로 빠져나가는 코눈물관이 막히면 정상적인 눈물 배출 경로가 막혀 정체가 생기고, 거기에 세균이나 드물게 곰팡이에 의한 감염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것이 눈물주머니염”이라고 말했다.
피사로가 앓은 만성 눈물주머니염은 결막염이나 눈곱이 동반된 눈물 흘림 증상이 나타난다. 피사로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여 바깥출입을 못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재우 전문의는 “만성 눈물주머니염의 경우 눈물주머니를 자주 눌러서 염증이 밖으로 나오도록 하고 항생제 안약을 점안하여 염증을 줄일 수 있다”며 “그러나 정체됐다가 역류돼 나오는 눈물을 줄여주지는 못하기에 근본 치료는 눈물이 코로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코내시경을 이용하여 새로운 눈물길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사로는 그 상태에서도 자연광을 기막히게 포착했으니, 눈물이 앞을 가리지는 못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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