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조] 처서 무렵 /서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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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는 땅에 있던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의 뭉게구름을 타고 온다 하여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절기로 농촌에서는 논두렁의 풀을 베고 조상의 묘소를 찾아 벌초를 하기도 한다.
시인은 '풀벌레 울음소리'를 깔깔한 옥양목을 접어서 잘 드는 가위의 날이 지나갈 때 '쓰윽 싸악'하고 나는 소리로 비유했다.
풀벌레 울음소리가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우는 처서 무렵이면 하늘이 더 없이 높아지고 별들도 또렷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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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벌레 울음소리 옥양목의 가위질 같다
차가운 별빛은 물에 씻어 박은 듯
잊고 산 세상일들이 오린 듯이 또렷하다
처서는 땅에 있던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의 뭉게구름을 타고 온다 하여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절기로 농촌에서는 논두렁의 풀을 베고 조상의 묘소를 찾아 벌초를 하기도 한다.
시인은 ‘풀벌레 울음소리’를 깔깔한 옥양목을 접어서 잘 드는 가위의 날이 지나갈 때 ‘쓰윽 싸악’하고 나는 소리로 비유했다.
‘차가운 별빛은 물에 씻어 박은 듯’ 어느 곳에선가 박혀 살고 있을 이웃들과 세상일들이 오린 듯이 또렷하다고 하는 시인의 표현이 참으로 놀랍다.
풀벌레 울음소리가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우는 처서 무렵이면 하늘이 더 없이 높아지고 별들도 또렷하게 보인다. 시의 서정성과 이미지의 적확한 비유가 세 줄의 단시조를 더욱 돋보이게 하며, 무더위에 지쳐 잊고 산 세상일들이 오린 듯이 또렷해지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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