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위장환경주의가 만연한 사회
말 많고 탈 많은 ESG경영,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이것은 이제 국가, 기업, 학교, 관공서 등을 평가하는 필수적인 수단이 되고 있다. 특히 환경 분야에서 제품생산(원재료 및 생산 과정부터 판매, 유통 등 전 과정을 말함)에 있어 탄소를 얼마만큼 배출하는지 등의 기후변화와 탄소배출의 평가는 기업의 생존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됐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기업이 교묘하게 속이는 일들이 생겨난다. 친환경기업도 아니면서, 탄소를 줄이지도 않으면서 그런 척 속이는 일, 이를 ‘그린워싱’ 또는 ‘위장환경주의’라고 한다.
인근 가게에 가보니 일회용 접시에 쓰여 있는 문구가 ‘친환경 접시’였다. 친환경이라는 단어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착한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뭐가 친환경이지? 하고 들여다보니 ‘無색소’라고 쓰여 있었다. 그러나 재질은 폴리스티렌(PS). 친환경이라는 단어 자체만 보면 이를 만든 제조업체가 무척 신경을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많은 분들의 선택지에 우선이 될 것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 일회용 접시에 쓰인 친환경이라는 단어는 눈가리고 아웅인 것이다. 어느 유명 화장품업체에서 친환경 종이 용기를 썼다고 홍보하기도 했으나 실제 겉표면의 종이를 뜯어 보면 안에는 플라스틱 용기가 있었던 사례도 있다. 정말 화장품이 종이 용기에 담겨 있었다면 우리는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이 또한 겉모습을 위장한 것에 불과했다. 우리 주위에는 소비자를 무척 혼란스럽게 하고 기만하는 그린워싱이 만연해 있다. 눈속임으로 친환경인 척 온갖 광고로 도배를 한다.
이제 우리는 결과만 보고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좀 더 현명한 소비자가 돼야 한다. 정말 친환경인지 확인하고 탄소를 줄이기 위해 노력을 했는지, 지속가능성이 보이는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매의 눈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어찌 보면 기술과 생산은 더 이상 친환경이 될 수 없는 구조가 돼 버린 사회일 수도 있다. 그러면 기업은 스스로 친환경 경영을 위장해 자랑할 것이 아니라 ESG경영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더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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