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세로 화면은 사람의 어떤 감각을 확장시키나
마셜 맥루한은 미디어가 인간의 감각, 지각, 생각을 확장한다고 했다. 맥루한의 주장은 1964년 처음 등장했지만, 현재의 미디어 환경을 이해하는 데에도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그 가운데 화면비율의 변화, 즉 가로모드에서 세로모드로의 전환은 그저 기술적 변화를 넘어 사회와 문화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로 화면 16 대 9의 비율은 일반적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다. 와이드 화면은 배경, 부연 캐릭터, 복잡한 시나리오 등을 풍성하게 담아내기에 적합하다. 이러한 미디어는 주로 ‘이야기’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세로 화면이 늘어나면서,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숏츠 같은 플랫폼에서는 주인공이 중심에 오르고, 복잡한 내용보다는 감정, 즉각적인 반응이 강조된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K팝 스타 BTS의 짧은 뮤직 비디오, 댄스 연습영상, 개인적인 모습을 담은 클립 등은 틱톡에서 수백만 번, 수천만 번 재생되고 있다.
가로모드에서는 정보나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넓은 시야로 조망한다. 그러나 세로모드는 주목해야 할 포인트를 명확히 지목, 우리의 주의를 한 지점에 모은다. 가로 화면에서는 여러 캐릭터의 동시다발적인 움직임에 주목했다면, 세로 화면에서는 하나의 표정, 하나의 움직임에 더 집중하게 된다.
가로모드가 대세일 때는 영화나 TV쇼가 대중문화의 중심이었다. 세로모드의 유행과 함께 짧고 감정적인 콘텐츠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K팝은 이러한 세로모드를 통해 더욱 글로벌한 관심을 받고 있다. 짧은 클립이나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팬들은 아티스트와 더 가까워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화면비율의 변화가 우리의 감각과 지각을 어떻게 확장하고 있을까? 가로모드는 우리의 시야를 넓혀 다양한 정보와 상황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게 도와줬다.
반면, 세로모드는 우리에게 집중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며,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무엇에 주목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세로 화면은 사용자가 한 손으로 쉽게 내용을 소비할 수 있게 해주므로 더욱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화면비율의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화면’을 넘어 ‘사람’과 ‘문화’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맥루한이 이야기한 ‘미디어의 확장성’을 새롭게 해석하게 만든다.
기술 결정론을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미디어의 형태 자체가 사회와 문화, 그리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상호작용과 생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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