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칼럼] 이재명 구속영장, 둘은 떨고 있다

김종구 주필 2023. 8. 2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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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옥중공천? 평시에꾸는 꿈
기각에도 계속 수사? 정권부담
발부·기각 다 가능, 벼랑 끝 대치

발부되면 이 대표가 끝이다.

시(市)가 주관했던 사업이다. 이익금 대부분이 업자에 갔다. 이게 무죄면 막 퍼줘도 된다. 축구단 구단주가 시장이다. 관내 기업들이 180억 내고 대가 받았다. 이게 무죄면 막 거둬도 된다. 공공기관 부지를 업자가 샀다. 부지 용도를 4단계 상향해줬다. 이게 무죄면 막 풀어줘도 된다. 기업이 북한에 300만달러 보냈다. 방북 추진의 매개로 쓰였다. 이게 무죄면 막 대납시켜도 된다. ‘이재명 사건’ 특징이다. 모든 행정행위에 주는 파급이 크다. 발부될 논리다.

이 대표는 당당한 대응을 선언했다. ‘정치 검찰’이 영장 칠 거라고 했다. 방탄국회 안 하겠다고 했다. 차라리 비회기 중에 치라고 했다. 당(黨)도 단호하게 가세했다. 방탄 국회가 불가능한 기간 중에 청구하라고 했다. 25일부터 엿새간이다. 대북송금 사건은 소환도 안 했다. 현실성은 없다. 그럼에도 대표와 당이 결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속 후 정치 일정도 들려온다. 대리(代理) 옹립설이다. 옥중 공천도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구속을 극복하겠다고 한다.

철 없는 소리다. 검찰이 왜 피의자 구속에 매달리나. 외부와 차단시키려는 것이다. 항변을 제한하려는 것이다. 옥중 편지·성명서도 한 두 번이다. 단식 등 저항도 그때 잠깐이다. 구속부터 재판까지는 언제나 검찰의 시간이다. 옥중공천을 두고 볼 민주당도 아니다. 백주 면전에서도 비명(非明)을 자임한 의원들이다. 사정을 아는 당 속내가 복잡하다. 체포 동의안 불출석 카드를 얘기한다. 정족수 미달하면 체포영장이 막힌다. 이게 다 구속이 끝임을 아는 거다.

기각되면 한 장관이 끝이다.

대장동 배임 행위는 안 보인다. 중간에 측근 정진상에서 끊긴다. 언행 없는 혐의로 구속될까. 성남FC 직접 연관성도 안 보인다. 역시 중간에서 끊겼다. 표현 못 할 심증으로 구속될까. 백현동 공모·거래도 안 보인다. 중간에 측근 김인섭에서 끊겼다. 선거때 측근이라고 구속될까. 대북 쌍방울 송금은 조금 유동적이다.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 진술이 있단다. 증빙없는 일방 구술만으로 구속될까. 알아서 한 일, 이심전심, 묵시적 공모.... 기각 될 논리다.

한 장관은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다. 그에게는 DNA가 있다. ‘윤석열 검사式 수사’다. 저인망식으로 모든 걸 훑는다. 기간에 구애 받지 않는다. 예가 많은데 조국 수사도 그랬다. 가업(家業)인 학원까지 살폈다. 부부에 딸까지 기소했다. 그 계승자가 한 장관이다. 기각됐다고 기죽을 리 없다. ‘보강수사를 거쳐 재청구하겠다’고 할 것이다. 야권 공세가 거칠면 더 거칠게 되받을 것이다. 그사이 정치적 몸값이 커질 수 있다. 어쩌면 ‘잠룡’으로 성장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가 피한 화살이 향할 타점이다. 윤석열 정부로 날아들 것이다. 이재명 수사는 조국 수사와 다르다. 여권은 ‘비리 수사’라고 한다. 야권은 ‘정치 수사’라고 한다. 여기서 침묵하는 중간 지대가 있다. 그들이 영장 결과를 기다린다. 기각되면 반(反)검찰 편에 설 것이다. 영장이 기각되면 수사는 급변한다. 검찰 측 진술이 사라진다. 검찰은 고립무원이 된다. 잡범(雜犯) 수사도 이렇다. 하물며 현직 야당 대표다. 역풍 불고, 총선 잃고, 정권 흔들릴 것이다.

구속영장에 무승부는 없다.

‘쇼당(Show down)’의 시간이다. 모든 패를 내보일 때다. 이재명에는 무죄 증명의 패다. 검찰에는 유죄 증명의 패다. 그간 틈틈이 보였다. 언제는 ‘이재명發 무죄 선고’, 언제는 ‘검찰發 유죄 선고’였다. 더는 깔 패도 없었다. 이제 퇴로 끊긴 벼랑 위에 마주 섰다. 목소리가 커지고 표현은 험해졌다. 그 호기로움 속에 얼비치는 그늘이 있다. 떨림인 듯도 하고 망설임인 듯도 하고.... 왜 안 그렇겠나. 이 영장은 발부와 기각, 어느 쪽도 이상하지 않다.

김종구 주필 1964kj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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