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눈] 장애와 비장애가 이뤄낸 기적의 하모니 ‘별별 뮤직페스타’
광복절인 지난 8월 15일 문화도시 영월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마련됐다. 이날 문화예술회관에서는 서울의 뷰티플마인드오케스트라와 영월 청소년오케스트라의 컬래버(collaboration)콘서트인 ‘별별 뮤직페스타’가 열렸다.
발 디딜 틈 없이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 앞에서 배일환 이화여대 교수의 친근하면서도 재치 있는 해설로 시작된 뮤직페스타는 특별프로그램으로 기타리스트 정욱의 독주에 이어 비올라 신종호와의 듀오 연주, 바이올린 유은영·첼로 심윤숙 세경대 총장·기타 정욱의 ‘시크릿 가든’과 ‘리베르 탱고’ 등 우리에게 친숙한 트리오 연주가 진행됐다.
뒤이어 32명의 뷰티플마인드와 33명의 영월 청소년오케스트라의 개별 연주가 차례로 펼쳐진 뒤 양 오케스트라가 합동연주로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을 선보이며 웅장한 피날레를 맞았다.
연주회장의 관중들은 음악회 내내 애정 어린 지지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기립박수가 이어지고 그들의 환호는 따뜻하고도 뜨거웠다.
‘모두가 반짝이는 별’이라는 슬로건으로 마련된 이날 음악회가 특별했던 것은 서울의 뷰티플마인드오케스트라 청소년 단원 32명 가운데 장애학생이 30명이라는 사실이다.
각박하고 메마르며 폭력이 만연한 시대에 음악을 통해 장애와 비장애 경계, 서울과 영월이라는 도시 간 경계를 허물고 음악으로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감동의 순간을 이뤄낸 기적의 아름다운 하모니이자 문화다양성 축제였다.
이에 앞선 14일 아르코공연연습센터에서는 배일환 교수와 이원숙 뷰티플마인드오케스트라 지휘자 등 국내 대학교수급 전문 강사진 10여명이 재능기부자로 참여해 처음 만난 양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위한 1대1 음악 수업과 앙상블·오케스트라를 지도했다. 또 16일까지 2박 3일 여름음악캠프가 차려진 세경대에서는 사단법인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 전문 강사진들이 단원들에 대한 집중 개인지도를 진행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강원특별자치도·영월군이 주최하고 영월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한 이번 음악회와 음악캠프 진행에는 숨은 일등공신이 따로 있다. 바로 첼로를 전공한 심윤숙 세경대 총장이다.
심 총장은 배 교수와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학 동문으로 2008년 설립된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 초창기부터 함께 하면서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목격해 왔다. 무엇보다도 단원으로 참여한 장애 아이들의 부모들에게 큰 힘이 되고 이웃의 따뜻한 손길과 마음으로 당당하게 세상을 마주할 수 있는 재능을 키우는 일에 작은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것은 심 총장에게도 성장의 기회였고 은혜로운 경험이었다고 한다.
또 뷰티플마인드는 매년 아이들의 집중 음악교육을 위해 호텔이나 리조트에서의 여름음악캠프는 물론 해외 초청음악회도 활발히 진행해 왔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최근 수년간 활동이 중단됐었다.
이에 심 총장은 뮤직아카데미 유혜영 운영위원에게 충절의 고장 역사와 청정 자연의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데다 문체부의 제4차 문화도시에 선정된 영월에서 아이들이 맘껏 연습과 연주를 하고, 부모들도 그동안의 단절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영월지역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을 마련하자고 제안해 성사됐다.
심 총장 본인도 당일 음악회 무대에 올라 바이올린 유은영·기타 정욱과 함께 트리오로 7분여간 ‘시크릿 가든’과 ‘리베르 탱고’를 연주해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 ‘별별 뮤직페스타’ 음악회를 통해 양 오케스트라 합동공연은 “음악이 줄 수 있는 위로와 함께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용기, “세상이 따뜻하다”는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됐다고 본다.
무대에 오른 어린 친구들의 빛나는 노력과 열정 그리고 그들의 뒤에서 누구보다도 마음 졸이면서 응원하는 부모들과 아낌없이 지원하는 어른들, 그리고 그들의 노력과 재능을 유감없이 펼칠 수 있도록 아름다운 마당을 만들어 준 영월군이 함께 이뤄낸 의미 있는 축제였기 때문이다.
과거 석탄을 캐던 광산에서 현재 문화를 충전하는 문화도시 영월에서 이 같은 문화예술 교류 행사가 지속해서 마련되길 기대한다. 또 아이들 한명 한명이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음악가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 나가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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