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잇슈] '맵고 달고..' 마라탕후루 빠져든다는 1020...어쩌다 NO탕후루존까지?

이채연 2023. 8. 23.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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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연 기자> 최근 탕후루 인기의 반증일까요. 이처럼 가게 내부로 탕후루를 들고 들어올 수 없다는 이른바 'NO탕후루' 매장이 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제 뒤로 보면 탕후루 먹기 위해서 젊은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저희도 직접 사서 먹어 보겠습니다.

과일은 엄청 차갑고, 바깥에 설탕이 코팅돼 있다 보니까 엄청 시원해요.

<김록환/스태프> "설탕 코팅이 딱딱하다 보니까, 입천장이나 안쪽 볼 긁히는 경우도 있고 가끔 목에 상처가 나는 경우가 있다고 친구들 사이에서..."

<최시아/초등학교 1학년> "자주 먹었어요. 맛있어요. 엄마한테 사달라고 조르는데요. (그럴 때마다 엄마가 뭐라고 해요?) 안 된다고 해요."

<김은영/서울 서대문구> "주변에 아이들도 먹어봤다고 이야기하니까, 자기도 먹어보고 싶어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저스틴/프랑스, 마틸드/프랑스> "(외국인들 사이에 유명해요?) 네, 우리도 유튜브에서 봤어요. (탕후루 왜 좋아해요?) 신선하고, 여름에 더우니까 매우 상쾌해져요. (원래 중국식 음식인 거 알았어요?) 몰랐어요. 프랑스에선 없어서..."

이곳은 사람 많을 땐 긴 줄이 늘어선다는 인기 마라탕집입니다.

그런데 최근 냉동 탕후루를 종류별로 팔기 시작했는데요.

요즘 '마라탕 먹고 탕후루 먹으러 간다는 '마라탕후루'라는 신조어에 더해, 아예 마케팅 차원에서 둘 다 파는 가게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최지율, 윤서우, 조서은/초등학교 4학년> "저 아직은 1단계 정도까지가 최선이에요. (앞으로 매운맛 더 도전해 볼 의향이 있어요?) 있어요. 한 3단계?" "(따로) 걸어서 갈 필요도 없고 (마라탕) 다 먹고 바로 계산대 가서 '아이스탕후루 주세요~' 주문해도 되니까 편리한 것 같아요. 마라탕이 매우면 눌러 주는 거죠, 탕후루가."

이 빨간 국물 보일까요. 이 가게에서 파는 맵기 3단계의 가장 매운 마라탕인데요. 제가 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요즘 이렇게 젊은 세대 사이에서 맵고 짜고, 또 단 음식들이 인기인데요.

미각을 제대로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극한의 자극적인 맛을 찾는 이유는 뭘까요?

<이승주(20세)/서울 구로구> "(마라탕후루 코스를) 필수처럼 (가요.) 마라탕 먹고 탕후루 하나 들고 노래방 가거나 그런 식으로 놀러 다니는 것 같아요. 10대나 20대는 학업 스트레스나 그 외에도 다른 스트레스 받는데, 음식으로 풀 수 있는 게 가장 쉬운 방법으로 해소할 수 있다 보니까... 먹고 나면 속이 안 좋고, 그런 적 많은데 그럼에도불구하고 또 찾게 되고 먹고, 악순환처럼 반복되고 있는 것 같아요. 중독된 것 같아요."

<김주희(25세)/서울 마포구> "(마라탕후루 코스 즐기시는지?) 너무 좋아해요. 마라탕 먹고 탕후루 먹으면 그날 좀 행복한 하루가 아닌가... 방송이나 유튜브도 (매운 거 먹방) 그런 쪽이 많아지고, 맵고 땀 흘리고 스트레스 해소할 방법을 그쪽으로 찾게 되는 거 같아요. 지금 세대는 코로나 세대잖아요. 풀 수 있는 방법이 다른 게 없어서,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이 좀 많아지는 것 같아요."

<학생/고등학교 1학년> "용돈에 맞춰서 먹다 보면 이렇게 먹는 거 같아요. 마라탕 조금 담으면 적어도 만 원 이내로는 나오니까 다른 음식보다는 싸다고 생각해요. 자극적이니까 스트레스 풀려서 찾는 것도 맞는 것 같아요. 엄청 매우니까...엄청 달고 맵고 짜니까 중독돼서 계속 먹는 것 같아요."

<이서진/초등학교 3학년> "(탕후루) 달달하고 바삭해요. 단 걸 좋아해서 맛있었어요. (친구들이) 얘기를 많이 해요. (엄마한테 만들어달라고 한 적 있어요?) 그런 적 많아요. 만들어 보긴 했는데 실패했어요. (또 도전할 의향이 있습니까?) 네."

<오현숙/서울 마포구> "사달라고 졸라대는데, 설탕 덩어리에다가... 뚱뚱해지지 좋아지는 게 하나도 없어서. 당분이 너무 많은 거 같아요. 너무 자주 먹지 않게 하죠. (그런데도) 애들이 되게 좋아해요."

<정상진/국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자주 먹게 되는 게 문제인 거죠. 자극점이 자꾸 높아지는 거예요. 어렸을 때부터 계속 짜게 먹고 맵게 먹고 달게 먹으면, (그 이상으로) 어느 정도 달고 매워야 만족하는 거죠. 짜고 매우면 식욕이 돋아요. 더 많이 먹게 되고, 고당 섭취를 하게 되면 비만 쪽으로 가서 결국 만성 질환하고 연결되니까"

<김은영/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집에서 만들어서 해보니까 설탕이 엄청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간편하게 하려고 하다가 너무 뜨거운 거예요. 제가 화상입을 뻔했어요. 아이들끼리 서로 만들어 보자고 하더라고요. 함부로 하면 안 되겠다..."

이곳은 하루에만 최소 300~400명이 찾는다는 한 탕후루 가게입니다.

가게 앞에는 탕후루 나무 꼬치들이 이렇게 수북이 쌓여있는데요.

요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이른바 '탕후루 고슴도치'입니다.

가게 주인이 다른 곳에서 쓰레기 버리지 말고 이곳에 버리고 가라고 만들어 둔 전용 쓰레기통입니다.

가게 앞에 전용 쓰레기통이 마련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몇 발짝 떨어져서 오자마자 이런 풍경 만났습니다.

오갈 데 없는 일회용 나무 꼬치들이 널브러져 있는 모습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희가 홍대 거리를 둘러보다가요.

보니까 말끔하게 있었던 종량제 봉투에 먹다 남은 탕후루 꼬치와 종이컵들이 마구 꽂혀 있는 모습 볼 수 있습니다.

아무렇게나 길거리에 내버리는 모습인 건데요.

만져보면 설탕 시럽 때문에 끈적끈적하기도 하고요.

<왕귀성/탕후루 가게 점주> "팔 때는 '드시고 갖다주세요' 하는데, 대부분 갖다주는 사람 없어요. 쓰레기 수거하다 보면 손에 찔리고 막 그러잖아요. 상인회에서도 가게 앞 주변에 있는 쓰레기는 알아서 정리해달라고..."

<이혜린/액세서리 가게 직원> "저희 말고도 (NO탕후루 가게) 많이 있더라고요. 조금만 들고 있어도 (시럽이) 줄줄 흐르는 게 있더라고요. 제품에 묻어서 끈적거리는 사례가 발생해서 어쩔 수 없이 저희도...(무인 가게) 들어가 보면 탕후루 떨어져 있거나 먹고 나서 밟혀있는 거 많이 봤어요."

탕후루 열풍이 몰고 온 안전과 쓰레기 문제, 그 이면엔 1020 젊은 세대들의 일상적 해방구가 필요하단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기 이면의 여러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당분간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획: 김가희 취재: 이채연 영상 취재: 홍수호, 양재준 편집: 고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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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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