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걷다 빗물받이로 ‘쏙’…대응도, 보상도 ‘답답’

[KBS 울산] [앵커]

이달 초 한 고등학생이 길을 걷다 빗물받이에 다리가 빠져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당시 빗물받이에 고무 덮개만 설치돼 있었기 때문인데, 담당 구청 대응도, 보상받을 길도 답답하기만 하다고 합니다.

어찌 된 일인지 주아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2일 낮, 남자 고등학생들이 인도 위를 걸어갑니다.

그런데 갑자기 한 학생이 주저앉습니다.

빗물받이가 고무 덮개로만 덮여 있었던 탓에 남학생의 한쪽 다리가 빠져버린 겁니다.

[피해 학생 아버지/음성변조 : "(와보니까) 애가 앉아 있고, 울고 아프다 하고요. 여기에 빠지니까 저도 너무 황당해가지고."]

이 사고로 이 고등학생은 무릎과 엉덩이, 발목 등을 다쳤습니다.

사고 이후 학생의 아버지 A씨가 담당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는데, 돌아온 건 혼란스러운 답변이었습니다.

먼저 연락이 닿은 해당 구청 건설과는 국가 배상을 신청하라고 안내했습니다.

[울산 북구청 건설과 관계자/음성변조 : "건축물 부지 안에 어떤 이제 그 시설물로 저희가 현장 확인하고…. 근데 건축주분은 (배상 책임을) 수긍을 안 하시니까 '국가배상 신청해서 잘잘못을 따져서 이렇게 배상하는 부분이 있다' 그렇게 안내해 드렸거든요."]

하지만 며칠 뒤 도시과에서는 해당 지역이 토지구획정비사업지라며 담당 조합에 문의하라는 안내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울산북구청 도시과 관계자/음성변조 : "토지구획정리사업이 준공돼야지 저희 지자체로 이관이 되거든요. 근데 아직 준공이 안 됐고 해가지고…."]

A씨가 해당 조합에 문의까지 했지만 조합이 파산한 상태라 현실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

[피해 학생 아버지/음성변조 : "이 상황에서 저는 너무 답답하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저는 없어요."]

자녀가 다쳤지만, 책임을 물을 곳도 보상을 받을 길도 없는 답답한 상황에 부모의 속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주아랑입니다.

촬영기자:김용삼

주아랑 기자 (hslp0110@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