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황선홍호만 비상?...'치명적 부상' 이강인, 최악의 타이밍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이번 부상은 선수한테도 타이밍적으로도 정말 좋지 않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22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은 왼쪽 대퇴사두근에 부상을 입었다. 이강인은 A매치 기간이 끝날 때까지 치료를 받을 것이다"고 공식발표했다.
지난 시즌부터 거의 휴식 없이 달려오던 이강인이 결국 또 한번 부상이라는 악재를 마주하고 말았다. PSG 이적 후 연달아 부상이 나온 문제는 무리한 일정이 원인으로 보인다. 이강인이 PSG로 이적하기 전까지 제대로 휴식기를 가진 건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후 스페인 라리가 후반기 일정이 시작되기까지의 시간이었다.
리그 순위가 결정되는 시즌 후반기 들어서 이강인은 경기당 출장 평균 시간이 눈에 띄게 들었다. 3월 A매치 소집에서도 이강인은 중용되면서 쉬지 못했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한국으로 넘어와서 6월 A매치 2경기를 모두 뛰었다. 잠시 휴식기가 있을 법했지만 PSG는 이강인을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영입하고 싶었고, 이강인은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프랑스로 이동했다.
쉬지도 않고 달려온 이강인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PSG에서의 비공식 데뷔전이었던 르 아브르와의 친선전에서 전반 종료 직전 이강인은 코칭 스태프 앞에서 우측 햄스트링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심하지는 않았지만 햄스트링 근육에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강인은 곧바로 일본행 비행기에 탑승해야 했다. 일본에서는 뛰지 못했지만 지난 3일 진행됐던 전북 현대와의 프리시즌 경기 출전에 대한 의지는 강렬했다.
전북전을 앞두고 이강인은 "많이 회복됐고, 몸도 괜찮다. 당연히 90분 뛸 수 있는 몸은 안 된다. 팀 훈련을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이 괜찮다"며 부상에서 많이 회복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강인은 전북전 후반 교체로 투입되면서 부상에서 복귀했다.
프랑스로 복귀한 뒤 이강인은 2023-24시즌 로리앙FC와의 프랑스 리그앙 개막전에서 선발로 나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여전히 몸상태는 100%가 아니었다. 프랑스 'RMC 스포츠'의 파브리스 호킨스 기자는 지난 17일 "이강인은 따로 훈련했다. 심각하진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피로도가 있는 이강인이었지만 툴루즈와의 2라운드에서도 선발로 나왔고, 결국 부상을 당한 것이다. 2023년 들어서 제대로 쉬지 못한 이강인은 PSG로 이적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2번째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이번 부상으로 일단 클린스만호 합류는 불가능해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핵심으로 자리매김할 능력을 보여주고 있던 이강인이라 클린스만 감독의 플랜B가 중요해졌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황선홍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한테도 마찬가지다. 황선홍 감독이 에이스로 쓰려고 했던 이강인이지만 대회 전까지 함께 훈련도 해보지 못한 채 금메달 사냥을 나서야 한다.
이처럼 이강인이 지금까지 프로 생활을 보내면서 연달아 근육 부상을 당한 건 이번이 처음있는 일이다. 아직 성인이 되기 전이었던 2019년에는 8월과 11일에 근육 부상이 있었는데 그 후 이강인은 근육 문제로 인해 경기를 뛰지 못한 적은 없었다.
이강인 본인이 제일 힘들 것이다. 선수 커리어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일단 PSG로 이적하면서 주전 경쟁 난이도가 매우 어려워졌다. 마요르카에서는 에이스였던 이강인이지만 PSG에서는 주전으로서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경쟁 난이도도 차원이 다르게 올랐다.
일단 우측 윙포워드 자리에서 경쟁해야 하는 선수는 바르셀로나와 도르트문트에서 활약했던 우스망 뎀벨레다. 뎀벨레는 네이마르가 달던 등번호 10번을 물려받았을 정도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스타일도 이강인과 달라 경쟁하기에 매우 까다롭다.
또한 이강인은 중앙 미드필더로서의 기용 방안도 PSG 내부에서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앵'은 21일 "PSG한테는 여전히 공격적인 플레이를 시작할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하다. 이 역할은 새로운 영입생 이강인에게 맡겨져야 한다"며 이강인이 중원에서 기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매체는 "정보에 따르면 PSG는 이강인을 플레이 메이커로 만들고 싶어 한다. PSG는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가 팀을 떠나면서 새로운 기회 창조자를 찾아야 한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신뢰하며, 오늘날 스태프들은 이강인을 플레이 메이커로 변모시키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을 중원에 둔다고 해도, 경쟁 구도는 쉽지 않다. 워렌 자이르-에머리, 비티냐, 파비앙 루이즈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꾸준히 출전하면서 엔리케 감독으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할 시기에 부상이 터진 것이다.
만약 이강인의 회복이 늦어져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차출되기 전까지 PSG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다면 10월 말까지 이강인은 PSG에서 뛰지 못하게 된다. 아시안게임 결승전 날짜는 10월 7일이다.
결승전까지 치른 뒤에는 10월 A매치 기간이 기다리고 있다. 10월 A매치 휴식기가 끝난 후 PSG의 첫 경기는 10월 22일에 예정된 스트라스부스와의 경기다. 이강인이 PSG에 없는 동안 분명 누군가는 엔리케 감독의 총애를 받기 시작할 것이다. PSG로 돌아가면 이강인은 엔리케 감독의 신뢰를 받은 선수를 뚫어내고 주전으로 올라서야 한다. 쉽지 않은 경쟁이 될 것이다.
아시안게임에 차출되기 전까지 PSG에서 엔리케 감독의 신뢰를 확보하면서 주전으로서의 입지를 먼저 다졌으면 좋았겠지만 이제는 부상 회복에 집중해야만 한다.
잘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미 이번 부상으로 인해 초반 주전 경쟁은 난이도가 더 상승했다. 여기서 또 부상이 생기면 더 어려워진다. 일단 잘 회복한 뒤에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데 집중해야 한다.
사진=PSG, 비인 스포츠, 게티이미지, 인터풋볼 DB,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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