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탐사선, 인류 최초 '달 남극' 착륙성공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3. 8. 23.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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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탐사선 '찬드라얀 3호' 달 탐사 신기원 열어
남극 지점 접근 특히 어려워
지난 20일 러시아는 착륙 실패
달 얼음 연구로 우주개발 탄력
모디 총리 "인류 모두의 성공"
23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 시민들이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달의 남극에 착륙하는 모습을 그린 이미지를 생중계로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인도가 23일(현지시간) 무인 탐사선을 달 남극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인도는 미국과 소련, 중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달에 탐사선을 착륙시켰는데, '인류 최초의 달 남극 착륙'이라는 기록도 함께 세우게 됐다. CNN,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현지매체들은 '찬드라얀 3호'가 이날 오후 달 남극에 안착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CNN은 "인도가 우주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게 됐다"며 "찬드라얀 3호의 착륙 지점은 역사상 그 어떤 우주선보다 달의 남극에 가깝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방문 중인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찬드라얀 3호의 달 남극 착륙 장면을 실시간으로 시청했다. 착륙 성공 이후 모디 총리는 "전 세계에 이 기쁜 소식을 알린다"며 "이번 성공은 인류 모두의 것이며 앞으로 다른 국가들의 달 탐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달 남극 착륙은 인류 최초의 쾌거다. 달 남극은 착륙 난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운석 충돌구 때문에 울퉁불퉁한 지형이 많아서 착륙하기가 쉽지 않다.

23일(현지시간) 인도 방송사 중계화면에 찬드라얀 3호가 달에 착륙하는 모습을 그린 이미지가 방영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달에 처음으로 착륙선을 보내는 인도가 난도가 가장 높다는 달 남극을 착륙 지점으로 정한 이유는 달 남극의 중요성 때문이다. 달 남극에는 다량의 물이 있다. 달 남극의 음푹 들어간 충돌구 안쪽에는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영구음영지역'이 있는데 여기에 물이 얼음 형태로 존재한다. 인도는 앞으로 2주 동안 달 남극 표면에서 광물 성분 등을 분석하고, 얼음을 조사할 예정이다.

과학자들은 이 때문에 달 남극을 향후 인류가 더 먼 우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라고 평가해왔다. 달 남극에 있는 풍부한 물은 탐사 인력들이 식수와 산소로 활용할 수 있다. 나아가 로켓 연료로 쓰이는 수소도 달에서 직접 조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달을 기반으로 화성과 태양계 외행성으로의 유인 탐사 난도가 크게 낮아진다. 그동안 인류가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하게 되면 달·우주 개발 속도가 높아지게 된다는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로이터는 "(찬드라얀 3호의) 성공적인 달 착륙은 모디 정부가 민간 우주 발사와 관련 위성 기반 사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면서 인도가 우주 강국으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인도의 이번 성공은 러시아의 최근 달 남극 착륙 실패 이후 사흘 만에 이뤄졌다. 앞서 러시아는 무인 탐사선 '루나 25호'를 달 남극에 착륙시키려고 했지만 지난 20일 착륙을 시도하다가 달 표면에 그대로 추락하면서 실패했다.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은 당시 국영 러시아-24 방송 인터뷰를 통해 루나-25를 착륙 전 궤도로 이동하기 위해 점화한 루나-25의 엔진이 제때 종료되지 않으면서 추락했다고 말했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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