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형 감독' 여론 완벽 무시...클린스만, 또 외신 인터뷰 '토트넘-케인-메시 분석'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외부 활동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ESPN'은 23일(한국시간) 유투브 채널을 통해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 분석을 비롯해 리오넬 메시와 해리 케인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패널로 등장한 인물은 이번에도, 놀랍게도 클린스만 감독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만든 변화가 토트넘에서 지속가능한지에 대해 묻자 "지속 가능할 것이다. 이런 문제는 팀 전체가 함께 수비하고, 함께 공격하는지에 대한 팀 정신에 달려있다. 요즘 최고의 팀들은 함께 방어하고, 함께 공격한다. 데얀 쿨루셉스키, 이반 페리시치, 손흥민 그리고 제임스 메디슨 같은 선수들이 있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에 대한 이야기도 남겼다. 'ESPN'의 다른 패널들이 손흥민과 모하메드 살라를 비교하자 "확실히 (살라처럼) 할 수 있다. 손흥민은 이미 증명해냈다. 다만 해리 케인이 떠나서 조금은 새로운 느낌일 것이다. 손흥민인 케인의 그림자 속에 있지는 않았지만 손흥민은 서로에 대한 이해를 통해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할 수 있었다"며 손흥민에 대한 믿음을 보여줬다.
이어 "시간은 조금 걸릴 것이다. 브렌트포드와의 EPL 개막전을 봤는데 손흥민은 좌측 윙어 자리에서 경기에 많이 기여하지 못했다. 조금씩 나아갈 것이다. 손흥민은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이며 그 역할을 가장 잘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팬들은 손흥민에게 골을 기대하겠지만 하룻밤 만에 골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사령탑으로서 주장인 손흥민에 대해 분석하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손흥민의 활약을 지켜보기 위해서 토트넘 경기도 분명히 지켜봐야 하기에 의견을 내놓을 수 있다.
하지만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를 미국프로축구리그에서 높은 순위로 이끌 수 있는지와 케인이 뮌헨에서 얼마나 좋은 활약을 보여줬는지는 대한민국 감독으로서 꼭 해야만 하는 인터뷰는 아닐 것이다. 분류하자면 불필요한 인터뷰에 가깝다.
현재 클린스만 감독이 계속해서 해외에서 근무하면서 잦은 외신과의 인터뷰로 비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지휘봉을 잡게 된 후 한국에 약 2개월 정도밖에 머무르지 않았다. 직접 관찰하겠다던 K리그 선수들은 차두리 어드바이저나 다른 코치들이 돌아가면서 파악하고 있어 현재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
이에 최근 진행된 한국 스포츠매체들과 클린스만 감독의 기자회견에서 잦은 해외 출장 및 원격 근무 관련 질문이 나왔다.
클린스만 감독은 "개인적인 일정으로 아일랜드 더블린에 예전부터 자선사업을 같이하시는 분과의 일정이 있어 일주일 가량 다녀왔다.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계약하기 이전에 잡혀있던 일정이었기 때문에 취소할 수 없었다"며 일단 해명을 내놓았다. 이와 동시에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엔 과장된 점이 있다"며 전혀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발언을 남겼다.
되려 "물리적으로 어디에 있는지를 떠나서 이제는 선수들과 소통하고 관찰하는 방법이 예전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경기장에 직접 가는 방법도 있지만 가지 않더라도 각국에 있는 코칭스태프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선수들의 상태를 체크 중이다. 나는 매우 활동적인 사람이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경기장이든, 어디든 더 많은 활동을 통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해외에서 일하는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말대로 코로나19 이후로 전 세계는 일하는 방식과 영역이 180도 달라졌다. 그러나 어떠한 직업을 가졌을 때 해야 하는 일과 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대한 기준까지 달라지지는 않았다.
메시와 케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서 필요한 일은 아니다. 최근에는 일본 국가대표팀 주장인 엔도 와타루가 리버풀로 이적한 것에 대한 코멘트까지 남기기도 했다. 정말 이러한 인터뷰들이 4경기 동안 승리가 없는 한 나라의 사령탑으로서 해야만 하는 일일까.
클린스만 감독과 한국 매체와의 기자회견은 17~18일에 걸쳐서 진행됐다. 이때 자신을 향한 여론을 제대로 파악했더라면 최소한 이번 외신 인터뷰는 자제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기자회견 후 20일에 진행된 토트넘과 맨유의 EPL 2라운드 경기를 보고 또 외신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직도 자신을 향한 국민적 여론이 어떠한 이유 때문에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는지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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