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SK, 숨통 트이나..."美, 반도체 中 수출규제 유예 연장키로"

반도체 웨이퍼 [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한국과 대만 기업에 적용한 대중(對中)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 규제 1년 유예 조치를 연장할 방침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3일 보도했다.

이 유예 조치는 오는 10월 만료를 앞두고 있다.

닛케이는 여러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유예 조치를 연장할 방침을 굳혔다고 전했다. 앨런 에스테베스 미 상무부 차관은 지난 6월 반도체 업계와 회동에서 유예 연장을 시사한 바 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연장 기간은 미정이지만 무기한으로 하는 방안도 떠오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기업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핀펫(FinFET)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칩(16nm 내지 14nm 이하)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했다.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장비의 중국 수출을 사실상 전면 제한하되, 중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소유한 외국 기업의 경우 개별 심사를 거쳐 판단하기로 한 것이다.

중국에 반도체 생산거점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는 미국의 규제가 비즈니스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미국 정부를 설득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및 대만 TSMC에 대해 올해 10월까지 1년 간 개별 심사 없이 보낼 수 있도록 수출통제를 유예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미국 정부는 앞으로도 한국과 대만 기업에 대해 현재와 같은 조건으로 유예 조치 연장을 허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은 기존 중국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 등을 계속 들여가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닛케이는 이러한 미국의 이런 유예 방침에 대해 "하이테크 분야에서 중국 봉쇄전략이 약화할 수 있지만, 세계 공급망의 혼란을 초래하는 것이 내년 미 대통령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대중 강경 일변도로만 갈 수 없는 바이든 행정부의 미묘한 입장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