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붐' 차범근은 영원하다, 클린스만-뮐러와 미친 경쟁...'60년 역사' 분데스 최고 FW 후보 25인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역시 차범근은 독일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 중 한 명이었다.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23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우리는 2023년 8월 24일에 창립 60주년을 기념한다. 팬들이 해야 할 일은 60년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에게 투표하는 것"이라며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에게 투표해줄 것을 요구했다.
각 포지션 별로 팬들의 투표를 거쳐서 분데스리가 60년 역사상 베스트 일레븐을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분데스리가 사무국이 공격수 부문에서 선정한 최고의 선수 25인 명단에 전설 차범근도 당당하게 포함됐다.
선정 방식은 이러하다. 팬들은 각 선수에게 1~5점을 줄 수 있고, 9월 30일까지 가장 많은 점수를 받은 선수가 분데스리가 출범 60주년 기념 베스트 일레븐 자리에 포함되는 것이다.
'차붐' 차범근은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공격수다. 한국 선수들에게 유럽 진출이 지금처럼 자유롭지 않던 1970년대 후반 독일 무대로 이적했다. 1978년 다름슈타트로 이적한 차범근은 10년 가까이 분데스리가를 누볐다.
1979-80시즌을 앞두고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로 이적한 차범근은 데뷔 시즌부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의 전신인 UEFA컵 우승에 기여하면서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는 프랑크푸르트 역사상 최초 UEFA컵 우승이었다. 1980-81시즌에는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컵 우승을 달성하면서 2시즌 연속 트로피를 차지했다.
1982-83시즌까지 차범근은 프랑크푸르트에서 156경기를 누볐고 58골을 기록하면서 팀 에이스로서 제목을 다했다. 1983-84시즌부터는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활약했다. 레버쿠젠 역사상 최초의 비유럽인 선수였다. 레버쿠젠은 상당한 이적료와 개인 조건을 제공하면서 차범근을 품었다.
차범근은 레버쿠젠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갔다. 당시만 해도 레버쿠젠은 분데스리가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차범근이 리그에서만 12골을 터트리면서 맹활약하면서 7위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
1985-86시즌은 차범근 선수 커리어의 정점이었다. 리그 34경기에서 17골을 터트리면서 리그 득점 4위에 올랐다. 당시 분데스리가는 유럽 최고의 리그로 꼽혔는데 리그 득점 최상위 10명 중 유일한 비독일인이 차범근이었다. 덕분에 레버쿠젠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대항전 진출에도 성공했다. 당연히 차붐 열풍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차범근은 공격수 자리보다는 미드필더로 뛰는 경기가 더욱 많아졌다. 그래도 꾸준히 주전 선수로 나서면서 팀의 핵심으로서의 입지를 유지했다. 1987-88시즌 차범근은 레버쿠젠을 UEFA컵 우승으로 이끌면서 또 한번 맹활약했다. 차범근은 에스파뇰과의 결승 2차전에서 매우 중요한 득점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차범근은 1988-89시즌 은퇴를 선언하기 전까지 레버쿠젠에서 주축으로 활약했다.
분데스리가에서 무려 308경기나 뛴 차범근은 98호골로 당시 분데스리가 역대 외국인 선수 통산 최다골 기록을 세우면서 은퇴했다. 차범근의 기록은 여전히 분데스리가 외국인 선수 최다골 10위에 자리하고 있다. 차붐 열풍은 은퇴 후에도 계속됐고, 여전히 차범근은 분데스리가 올드팬들에게 사랑받는 존재다.
2017년에는 분데스리가 레전드 네트워크 엠버서더로 인정받았다. 당시 차범근을 포함해 9명이 선정됐는데 로타어 마테우스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했다.
이번 선정에도 마찬가지다. 공격수 부문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의 면면은 화려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인 위르겐 클린스만을 비롯해 전설적인 폭격기 게르트 뮐러, 유프 하인케스, 칼-하인츠 루메니게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도 있었다.
비교적 최근에 활동했던 미로슬로프 클로제, 마리오 고메스, 클라우디오 피사로 등도 이름을 올렸다. 현역 선수로는 루카스 포돌스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엘링 홀란드가 있었다.
차범근이 팬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분데스리가 60년 역사 최고의 공격수 후보로 거론됐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인정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사진=게티이미지, 대한축구협회, 인터풋볼 DB, 분데스리가 홈페이지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