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곡물창고의 변신…‘K컬처 메카’ 꿈꾼다

박준철 기자 2023. 8. 23.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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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준공된 인천항 ‘상상플랫폼’
축구장 4개 크기에 지상 4층…인천관광공사, 12월 이전 예정
BTS·뉴진스 뮤직비디오 찍어…지난 6월엔 ‘맥강파티’ 성황
인천시, 문화·관광·산업 융합 ‘제물포 르네상스’ 허브로 기대
인천항에서 월미도로 가는 길목에 있는 ‘상상플랫폼’은 방치돼 있던 폐곡물창고를 새로 단장해 만든 복합문화관광시설이다. 인천시는 인천상륙작전 기념 안보전시회 등 주요 행사와 전시·공연을 열어 지역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박준철 기자

인천 중구 인천항 1·8부두 상상플랫폼. 지난 22일 상상플랫폼 앞마당의 높이 3m가 넘는 철조망 위에 삼각형의 칼날이 박혀 있었다. 건너편 도로에는 화물차들이 오가고, 가둬둔 바닷물 위 대형 화물선에서는 하역작업을 하고 있었다.

철조망 너머에 바다가 있지만 보안구역이라 갈 수 없다. 상상플랫폼 옆에는 2018년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대 야외 벽화가 있다. 높이 48m, 길이 168m, 둘레 525m 곡물저장 창고인 사일로에 그린 벽화 크기는 2만3688㎡나 된다. 벽화 앞으로는 인천 명물이 된 월미은하열차가 쉼 없이 오갔다.

상상플랫폼 안으로 들어가면 투명유리 천장에 널찍한 공간이 나온다. 1층 한쪽엔 개방형 계단식 좌석이 있고, 중앙은 전시와 공연장으로 1000명이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다목적홀이다. 2~3층엔 문화체험 공간과 인공지능(AI)교육센터가 들어선다. 4층 외곽엔 인천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낙조덱, 옥상에는 낙조전망대가 설치됐다.

축구장 4개 크기인 총면적 2만6245㎡에 지상 4층인 상상플랫폼은 지난해 6월 준공됐다. 인천시가 지난 8일 인천관광공사에 소유권을 이전하면서 지금은 텅 비어 있지만, 오는 12월 인천관광공사가 이곳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현재 상상플랫폼에 입주할 미디어아트와 체험·관광·편의시설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도 진행 중이다. 사업자가 선정되면 12월 부분 개관에 이어 내년 2월 완전 개관한다.

상상플랫폼은 인천항에 상당 기간 방치돼 있던 폐곡물창고를 새단장한 곳이다. 1978년 건립된 곡물창고는 2만4029㎡에 기둥 없이 건물 길이 270m, 폭 45m, 높이 20m로 아시아 최대 규모였다. 창고 안에는 인천항으로 수입된 옥수수 가루 등이 가득했다.

인천시는 2016년부터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으로 1003억원을 들여 상상플랫폼을 인천을 대표하는 복합문화관광시설로 탈바꿈시켰다.

상상플랫폼은 이미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뉴진스가 이곳을 배경으로 뮤직비디오를 촬영했고, 지난 6월에는 외국인 3000여명을 초청해 인천을 대표하는 ‘개항로’ 맥주 3000캔과 신포시장 닭강정 1400마리로 ‘맥강(맥주+닭강정)파티’를 했다.

인천시는 상상플랫폼에서 9월16일 인천상륙작전 기념 안보전시회와 가요무대, 10월14일 시민의날 행사 등 주요 행사와 전시·공연을 열어 지역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상상플랫폼 앞마당 2만6000여㎡는 인천항만공사 소유인데, 인천시는 10월부터 무상사용을 허가받아 상상플랫폼 안과 밖에서 언제든 행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상상플랫폼은 월미도로 가는 길목에 있다. 주변에는 경인전철 종점역인 인천역, 인천역~월미도를 순환하는 월미은하열차, 차이나타운, 동화마을, 개항장 등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시설이 있지만 원도심으로 쇠락한 곳이기도 하다.

인천시는 상상플랫폼이 K컬처 등 한류 팬들이 찾는 인천의 명소는 물론 원도심 개발을 이끌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변 43만㎡는 인천항만공사가 주거와 업무, 호텔, 상업시설들이 들어설 ‘인천항 내항 1·8부두 항만 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는 인천항 주변과 원도심 지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문화와 관광, 산업이 융합되는 새로운 도시로 재탄생시킬 ‘제물포 르네상스’를 추진하고 있다.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상상플랫폼에 주변 관광시설과 연계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1883년 인천항 개항으로 근대 문물을 받아들였던 인천이 다시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상플랫폼 이전의 인천 곡물창고. 인천시 제공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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