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압박부?…통일부, 조직개편안 확정
대화·교류 조직 대거 통폐합
민간 개방 직위 11개로 확대
북한인권·납북자 문제 집중
통일부가 남북 대화·교류·협력 조직을 사실상 해체 수준으로 통폐합하는 조직개편을 확정했다. 북한 내 열악한 실상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는 조직을 신설하고, 북한인권 업무를 위주로 직위를 민간에 개방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 달여 전 “대북지원부가 아니다”라며 역할 변화를 지시한 통일부가 냉전적이고 대결적인 대북 압박 부서로 전환하는 기틀이 마련됐다.
통일부는 23일 이러한 내용의 조직개편안이 담긴 ‘통일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령 개정안을 이날부터 오는 28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입법예고가 끝나면 오는 31일 차관회의를 거쳐 다음달 5일 국무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개편안에 따르면 통일부 정원은 현재 617명에서 536명으로 총 81명(13%) 감축된다. 고위공무원단 직위는 23개에서 18개로 줄어든다.
남북 대화·교류·협력 조직은 대폭 통폐합된다. 실장급(1급) 조직인 남북회담본부와 국장급(2급) 조직인 교류협력국,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 남북출입사무소를 합쳐 국장급 ‘남북관계관리단’을 신설한다. 남북회담본부에 7명이 배치됐던 전문직공무원(전문관) 자리는 폐지된다. 남북 교류·협력 조직 폐지와 해당 명칭 삭제는 1990년 남북교류협력법이 시행되고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통일정책실 산하 평화정책과는 폐지된다.
국내외에 통일 인식을 확산시킨다는 목적으로 통일협력국장을 신설하고 그 밑에 통일인식확산팀 등을 배치했다. 통일인식확산팀은 열악한 북한 내부의 실상을 알려 국제사회를 통해 북한 주민에게까지 전달되도록 하는 역할을 맡는다.
민간에 개방하는 직위는 5개에서 11개로 늘었다. 남북 대화·교류·협력 기능을 위주로 내부 관료들이 주축이 됐던 기존 통일부 조직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정세분석국은 정보분석국으로 이름을 바꿔 국내외 관계기관, 민간단체 등과 정보 협력을 강화한다. 납북자·국군포로·억류자 문제 해결 방안을 검토하는 ‘납북자대책팀’은 통일부 장관 직속으로 설치된다.
향후 통일부는 북한인권 개선과 납북자 문제 해결, 북한 정보 분석 업무에 집중하는 ‘대북 압박 부서’로 본격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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