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지원 줄인다더니, 사상 최대로 돈 쓴 G20
지난해 1조4000억달러 투입
보조금·투자 등 2019년의 2배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도 원인
IEA “보조금 규모, 우려 수준”
주요 20개국(G20)이 화석연료에 대한 공적 지원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2021년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약속에도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공적자금을 화석연료에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국제지속가능개발연구소(IISD)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G20 국가들이 석탄·석유·가스 등 화석연료에 쏟아부은 공적자금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1조4000억달러(약 1871조원)에 달했다. 이는 2019년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공적자금 중 1조달러는 보조금, 3220억달러는 국영기업에 의한 투자, 500억달러는 공적 금융기관에 의한 대출 형태로 제공됐다. 보고서는 에너지 부문에 대한 전체 보조금 중 4분의 3이 화석연료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G20 국가들은 2009년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2021년 영국 글래스고 COP26 기후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이 같은 노력을 더욱 가속화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물가가 급등하고 에너지 위기가 발생하자 각국 정부는 연료 가격과 에너지 요금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보조금을 늘리는 등 개입에 나섰다.
지난 6월 세계은행은 “각국 정부가 화석연료 가격을 낮게 책정함으로써 남용을 장려하고 비효율적인 기술을 영속시키고 불평등을 고착화한다”고 지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지난 2월 보고서에서 에너지 가격을 시장에만 맡겼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등 정부 개입의 정치적·사회적 필요성을 일정 부분 인정하면서도 지난해 화석연료 보조금 규모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IISD는 보고서에서 G20 중 선진국들은 2025년까지, 나머지는 2030년까지 화석연료 보조금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이번 IISD 보고서 주저자인 리처드 다마니아는 가디언에 “보조금 용도를 변경함으로써 우리는 지구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도전을 해결하는 데 사용할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타라 란 IISD 선임연구원은 “화석연료 기업들은 자신들의 사업 모델을 지구온난화 대응에 맞게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하지만 정부는 기업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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