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9억 쓴 보행로 '썰렁'…"세금 아깝다, 실패작"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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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살린다는 명분을 내세워서 수백억, 또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시설물들이 전국 곳곳에 있습니다.
세운상가에서 진양상가까지 잇는 철제 구조물 다리로, 1,109억 원을 들여 지난해 개통됐습니다.
'내륙의 자갈치시장'을 목표로 문을 연 뒤, 최근에는 예산 165억 원을 더 투입했지만 오가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인천에는 약 93억 원의 예산을 들여 2020년 완공한 면 요리 전시체험관인 '누들플랫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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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역을 살린다는 명분을 내세워서 수백억, 또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시설물들이 전국 곳곳에 있습니다.
많은 세금이 들어간 이런 시설물들이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을지, 현장을 김혜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보행 재생 산업의 일환으로 탄생한 서울시 종로구의 세운상가 공중보행로.
세운상가에서 진양상가까지 잇는 철제 구조물 다리로, 1,109억 원을 들여 지난해 개통됐습니다.
지금이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여기를 이용하는 사람이 아예 없을 정도로 휑합니다.
공중보행로 주변에는 일반 가게와 청년 창업자들 공간이 있는데, 문을 아예 닫았거나, 물건만 쌓아둔 상태입니다.
[A 씨 청년 공간 '큐브' 입주자 : 여기에 운영하는 협업 센터가 저희 입주하자마자 나갔거든요. 지원은 아예 없죠, 화장실도 없고.]
[B 씨/건물 관계자 : 이 상가 전체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빈 곳이 엄청 많아요. 이거는 진짜 완전히 실패작이야. 실패작. 진짜 세금이 아까워. 세금이 너무 아까워.]
세운상가 공중보행로 통행량은 2017년 사업 추진 당시 예측치의 5~17%에 불과합니다.
2013년부터 국비와 도비 250억여 원을 들여서 만든 충북의 수산식품산업거점단지입니다.
'내륙의 자갈치시장'을 목표로 문을 연 뒤, 최근에는 예산 165억 원을 더 투입했지만 오가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입점 식당 6곳 가운데 대부분이 문을 닫았습니다.
[C 씨/식당 주인 : (사람들이) 아무런 관심이 없어요 여기는 그냥 망했다, 실패했다.]
[D 씨/식당 주인 : 군에서는 도 소관이라고 방관이에요.]
배수시설을 갖춘 수산물직판장도 마련했지만, 지금은 한 건어물 판매 업체의 물류 창고로 쓰이고 있습니다.
[충북 내수면산업연구소 관계자 : 활어를 하든 건어물을 하든 그건 입주업체가 해야 될 문제인 거지 저희가 관여할 문제는 아니죠.]
인천에는 약 93억 원의 예산을 들여 2020년 완공한 면 요리 전시체험관인 '누들플랫폼'이 있습니다.
전시공간과 체험공간 모두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습니다.
[E 씨/누들플랫폼 직원 : (콩 (체험)은 지금 못 하는 거예요?) 네 못하죠.]
차로 1분 거리에 있는 짜장면 박물관.
누들 플랫폼과 비슷한 전시를 하면서도 요금도 받는데, 이용객은 더 많습니다.
[인천 중구문화재단 관계자 : (누들플랫폼은) 관광객이 많이 와야 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중구의 일반 시민들이나 국민들이 공유 주방에서 많이 활동도 하시고 이런 식으로 돌아가야 되는….]
[엄태석/서원대 복지행정학 교수 : 우리가 허공에 날리고 있는 돈이 1년에 수조 원은 될 거예요. 국민의 세금을 쓰기 때문에 수익성을 잘 계산하지 않아요.]
전문가들은 지자체 주도 사업이라도 중앙부처의 체계적인 필요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한만길)
김혜민 기자 kh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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