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개선, 한미일에 중요"

골드버그 주한 美대사
3개국 '미니 나토' 논란엔
"군사동맹 아니다" 선그어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사진)가 미국은 한일 양국 관계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한일관계 개선이 한·미·일 3국 모두에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미·일 정상이 지난 18일 '캠프데이비드 합의'를 통해 3국 안보협력 수준을 대폭 끌어올렸지만 한일 양국 관계 개선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건강상 이유로 지난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골드버그 대사는 23일 대사관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번 3국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했다"며 "고통스럽지만 역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런 미래지향적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한일관계 개선은 한국 국민과 일본 국민 그리고 양국의 두 지도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미국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버그 대사는 "하지만 한일 양국 관계가 개선되는 것은 한·미·일 3국 모두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한·미·일 정상회의 성과에 대해 중국이 '미니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라고 비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번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는 새로운 나토를 결성하는 게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번 합의로 양자 동맹이 3자 회담에 대체되거나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며 "군사동맹이 아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한·미·일 정상회의로 한일 간 군사동맹이 이뤄진 셈이라는 야권의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는 한일관계의 최대 현안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의 기준과 절차를 따른 과학 기반 조치로 한국과 미국의 입장이 일치한다"고 했다.

또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식민지 시대에 벌어진 매우 고통스럽고 끔찍한 참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한예경 기자 / 외교부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