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탓 초대형 산불 가능성 2배 ↑”

加 퀘벡주 산불 원인 분석 결과
폭염·가뭄 속 건조한 초목 늘어
불꽃 하나가 순식간에 타올라
온난화 따른 적설량 감소도 한몫

기후변화로 인해 캐나다와 같은 초대형 산불 발생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다국적 기후연구단체인 세계기후특성(WWA)은 지난 5∼6월 캐나다 동부 퀘벡주에서 발생한 산불의 원인 분석 결과 이러한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 캐나다 서부 지역에 산불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 19일(현지시간)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웨스트켈로나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연구팀은 폭염과 가뭄이 잦아지며 건조한 상태의 초목이 늘어난 점을 지적했다. 말라버린 풀과 나무는 쉽게 불이 붙고, 더 빨리 타들어 간다. 연구원 얀 불랑저는 “산불 연료의 가연성이 크게 높아지며, 불꽃 하나가 순식간에 빠르게 타오르는 지옥 불로 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상고온으로 줄어든 적설량도 산불 가능성을 높인다. 필립 가숑 퀘벡대학교 교수는 “지난 5월 퀘벡 동부에서 높은 기온으로 눈이 급속히 녹고 사라지며 이례적인 조기 산불이 발생했다”며 “지구온난화로 점점 쌓이는 눈이 줄어듦에 따라 캐나다의 산불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캐나다의 대다수 지역에서 눈이 산불의 시작과 확산을 제한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 5∼7월 사이 퀘벡주의 산불 발생 가능성은 20%가량 높아진 상태였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캐나다에서 5월부터 시작된 산불로 이번 달까지 약 1400만헥타르(14만㎦)가 불에 탔다. 이는 남한 면적(10만㎦)을 넘어섰고, 지난 40년간 캐나다에서 산불로 소실된 평균 면적의 6배가 넘는다.

연구팀은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지 않으면 산불은 더 오랜 시간, 더 넓은 지역을 태워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주요 20개국(G20) 정부는 지난해 석탄·석유·가스 등 화석연료 산업에 1조4000억달러(약 1875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공적 자금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싱크탱크 국제지속가능개발연구소(IISD)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G20 정부는 약 1조달러를 화석연료 보조금으로 지출했고, 국영기업을 통해 3220억달러가량을 화석연료에 투자했다.

2021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COP26)에서 각국 정상들이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를 결정한 바로 다음 해 이러한 약속을 무색게 하듯 보조금 및 투자액을 늘린 것이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생한 에너지 위기 탓이 컸다. 지난해 전쟁으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등이 폭등하자 각국 정부는 일반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앞다퉈 보조금 지급에 나섰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