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직원 십시일반 ‘국·과장 모시기’…연제·영도구 공무원 내부 고발 터져

정지윤 기자 2023. 8. 23.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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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제구에서 초과근무자의 식비로 쓰는 급량비를 점심시간에 국·과장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일명 '모시기'에 쓴다는 내부 고발이 나와 논란이 인다.

23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본부 연제구지부에 따르면 최근 노조 게시판에 '국·과장 모시기' 관행을 지적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김판석 연제구지부장은 "실제 급량비 결제 여부와 함께 부서별 '국·과장 모시기' 현황, 직장 내 괴롭힘 경험 등을 익명 설문조사 형태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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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근무 식비로 간부 점심 대접, 팀별로 당번 정해 챙기는 관행도

- 공무원노조 전면 실태조사 추진

부산 연제구에서 초과근무자의 식비로 쓰는 급량비를 점심시간에 국·과장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일명 ‘모시기’에 쓴다는 내부 고발이 나와 논란이 인다. 공무원노조는 부조리한 공직문화를 없애려 전면 실태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연제구청 전경. 국제신문DB


23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본부 연제구지부에 따르면 최근 노조 게시판에 ‘국·과장 모시기’ 관행을 지적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노조 게시판을 보면 지난 7일에 ‘직원들 야근 급량비로 국·과장급 이상 점심 먹는 거 감사 대상 아닌가. 초과 근무할 때 컵라면으로 끼니 때우는 직원 불쌍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지난 6월에는 ‘국·과장 모시는 날 부담인데 비용까지 계비·급량비로 대접하고 정작 야근하는 직원은 눈치 보며 밥 먹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 글에는 ‘급량비는 우리가 야근해서 받는 돈이다. 점심시간만이라도 편하게 밥 먹고 쉬고 싶다’ ‘당연하게 받는 국·과장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댓글이 달렸다. 급량비는 야근 등 초과근무를 할 때 지원받는 식사비로 한 사람당 8000원 정도다.

연제구지부는 이와 관련해 오는 10월 공직문화 개선을 위한 실태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판석 연제구지부장은 “실제 급량비 결제 여부와 함께 부서별 ‘국·과장 모시기’ 현황, 직장 내 괴롭힘 경험 등을 익명 설문조사 형태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취재 결과 연제구는 물론 타 기초지자체에도 팀별로 당번을 정해 돌아가며 국·과장 점심을 챙기는 관행이 여전한 걸로 파악됐다. 영도구지부 게시판에는 지난 2일 “A 국 각 부서 팀별로 점심 일정을 잡아 국장과 점심 먹는다. 지부에서 사실관계를 조사해 조치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남구지부 관계자도 “급량비를 쓰지는 않지만, 팀별로 순서를 정해 국·과장 식사를 의무적으로 챙기는 관행이 여전하다”고 했다.

한편, 연제구는 최근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돼 조사위원회를 꾸려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다. 구에 따르면 공무원 A 씨는 지난 6월 같은 부서 계장에게서 지난 1년 동안 근무시간 외 지시, 과도한 수정 요청, 반말 등 무리한 언사로 호흡곤란과 공황장애를 겪었다고 신고했다. 연제구 임은희 기획조정실장은 “노무사·인권전문가 등 외부 인사 포함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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