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풍자 티 입고 셀카"···제트스키 타고 밀입국한 중국인 정체 '충격'

지난 16일 중국에서 인천 앞바다로 밀입국을 시도한 중국인이 타고 온 제트스키(수상 오토바이). 사진=인천해양경찰서 제공

[서울경제]

최근 중국에서 제트스키(수상 오토바이)를 타고 인천 앞바다로 밀입국을 시도하다 체포된 중국인이 현지 인권운동가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연대활동가 이대선 씨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트스키를 타고 한국으로 밀입국한 중국인은 현지 인권운동가 취안핑(35)”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날 오전 한국에 사는 취 씨의 어머니와 함께 인천해양경찰서 구치소에서 취안핑 씨를 면회했다고 밝혔다. 이날 면회는 사건 소식을 뒤늦게 듣고 중국에서 입국한 취 씨의 아버지도 함께했다.

이 씨가 올린 글에서 그는 "취안핑씨는 평소 중국 정부의 정치 검열 제도에 불만이 있었다"며 "구금된 인권 변호사들의 권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표명하는 등 중국 내에서 인권운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씨에 따르면 취 씨는 중국에서 중국 정부에 저항하다 한 차례 징역을 선고받은 바 있다. 취 씨가 지난 2016년 9월 트위터에 올린 그의 셀카 사진이 문제가 되면서다. 당시 취 씨는 시진핑 국가주석 풍자 슬로건이 담긴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취 씨는 '국가권력전복선동죄'로 중국 당국의 비밀경찰에 의해 체포돼 4개월 동안 독방에 구금됐다고 이 씨는 주장했다.

이 씨는 취 씨가 결국 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됐다고 밝혔다. 그는 "(취안핑이) 결국 2017년 2월 15일 길림성 연변 재판소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뒤 2019년 3월 만기 출소했다"며 "일상생활로 돌아온 뒤에도 중국 당국은 감시를 이어가며 출국 금지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지난 14일 취 씨로부터 한국으로 갈 것이라는 메시지도 받았다고 했다. 이날은 취 씨가 제트스키를 타고 한국으로 밀입국하기 이틀 전의 시점이다.

이 씨는 "취안핑씨가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해 한국에 입국한 것은 잘못"이라고 짚었다. 다만 앞으로 취안핑씨의 난민 신청 절차를 돕겠다고도 했다. 그는 "취안핑씨는 우선 한국에서 난민 신청을 하고 인정되지 않으면 영미권 제3국에서 다시 신청할 마음도 있다"도 매체에 전했다.

한편 인천해경서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한 취 씨를 지난 22일 오전 검찰에 송치했다. 취 씨는 지난 16일 오후 중국에서 제트스키를 타고 인천 앞바다로 밀입국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그는 당일 오전 7시께 중국 산둥성 일대에서 1천800㏄ 제트스키를 타고 출발했고, 나침반과 망원경을 보며 14시간 만에 300㎞가량 떨어진 인천 앞바다에 도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은미 인턴기자 savou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