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더위에도 "콜록"…소아·청소년층 특히 취약

전하연 작가 2023. 8. 2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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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더위 속에서도 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상당히 이례적인 현상인데,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층이 취약하다고 합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의 이진 소아청소년과 교수 모시고 이야기 나눠봅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저도 한 3주째 고생 중인데, 여름 감기와 독감으로 입원한 환자 수가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왜 그런 걸까요?


이진 교수 /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2022~2023절기 기준으로 외래환자 1천 명당 인플루엔자 의심환자가 4.9명 이상일 때 인플루엔자가 유행한다고 정의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인플루엔자, 즉 독감은 추운 겨울에 가장 많이 유행하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봄에 소유행이 있거나 혹은 유행 기준 이하로 환자가 감소하면서 인플루엔자 절기가 끝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봄 동안에도 많은 환자가 있었고, 6월 말 이후에도 유행이 꺾이지 않고, 한여름인 7월 말에도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비율이 천 명당 17.3명까지 증가하는 아주 이례적인 여름 유행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그래프의 붉은색 바가 올해 유행 상황인데, 점선그래프로 표시된 최근 5년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예년보다 많이 유행하고 있는지 쉽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상당히 이례적인 현상인데 그런데 올해는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도 유난히 많이 유행하고 있다고요?


이진 교수 /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올해 상황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이 다 같이 예년보다 높은 발생을 보인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2023년 주요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증 입원 환자 발생 추이를 보면, 과거 5년하고 비교해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뿐 아니라 아데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라이노바이러스, 메탄, 유모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입원 환자가 월등히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독감 및 여러 바이러스 감염증들이 폭증한 이후로는 예측하시는 것처럼 3년 이상 전 국민이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면서, 그동안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에서 노출되던 바이러스 감염의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방역이 풀리면서 한꺼번에 많은 종류의 바이러스와 접촉을 하게 되면서, 이전의 유행 패턴과 다른 장기 유행이 지속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경우, 예를 들어서 2019년 겨울에 태어난 아이 같은 경우에는 거의 출생 때부터 평생을 주위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 자연 감염을 경험한 적이 없이 3년을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올봄에 난생 처음 여러 바이러스에 한 번에 노출이 된 것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유가 뭘까요?


이진 교수 /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인플루엔자 의사 환자 분율을 보면, 연령별로 겨울부터 현재까지 7~12세, 그리고 13에서 18세가 가장 많습니다. 


즉,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전체 의사 환자의 과반수를 넘습니다. 


그림에서 붉은색이 7살에서 12살, 그리고 녹색이 13살에서 18살 환자입니다.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때는 원래 소아청소년들의 감염률이 가장 높습니다. 


또 고위험 소아뿐 아니라 건강한 소아청소년도 많이 감염됩니다. 


일반적으로 매년 10~40%의 소화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고, 또 감염된 소아의 1% 정도가 입원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현상은 올해뿐 아니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증의 오랜 특징적인 현상입니다. 


그리고 이 소아청소년들이 가족 내에 성인이나 또래 집단의 다른 친구들에게 2차 전파를 일으키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매우 중요한 환자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최근에는 주변에서 코로나19 감염자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거든요. 


독감과 코로나가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우려되고 있는데, 어떻게 준비하는 게 좋을까요?


이진 교수 /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여름 동안 코로나19 발생도 증가했습니다. 


6월경부터 증가하기 시작해서 최근에도 환자 발생이 많아서 주위에 감염된 분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최근 몇 주간은 일일 발생이 감소하고, 또 다행인 것은 여름철 동안 환자 발생은 많았지만,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이 지속해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 현재의 코로나19의 위험도는 낮음으로 평가하고 대부분 감기처럼 앓고 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도 계속 언급되고 우려하는 상황인데요. 


다행히 작년까지는 독감 유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큰 혼란이 없었습니다.


문제는 포스트 팬데믹 이후에 처음 맞는 올 가을이 어떨 것인가 하는 것인데 현재 독감 유행 상황과 코로나19 확진 환자 추이를 보면, 올 가을에는 두 가지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이에 대한 대비로는 두 가지 바이러스가 주로 비말 전파되기 때문에, 몇 년간 우리 국민께서 너무나 잘 해오셨던 올바른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그리고 환기 등의 위생수칙을 다시 한 번 잘 지켜주시는 것입니다. 


특히 65세 이상과 또 면역 저하된 분들은 마스크를 꼭 써주시고, 요양시설 등의 감염 취약시설이나 의료기관에서도 마스크 착용은 아직까지는 필수입니다. 


또 호흡기 증상이 있는 분들은 되도록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쉬실 수 있다면 더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모든 국민들이 다 아시는 것처럼 두 가지 바이러스 모두 백신이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접종 대상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접종을 하시면 중증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제 절기로 처서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러다가 독감 유행이 1년 내내 이어지는 것 아닌가 이런 우려도 나오는데요.


이진 교수 /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번 독감의 여름 유행은 7월 중순에 외래환자 1천 명당 의사환자 분율이 17.3명 그리고 매주 15.0명, 14.1명으로 감소하는 경향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제 가을이 시작되죠. 


우리가 보통 인플루엔자 절기를 매해 36주차부터 그다음해에 35주차까지로 정합니다. 


36주차는 대개 9월 첫째 주 월요일부터 시작하는데요.


이제 곧 2023~2024절기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절기마다 바이러스는 변이에 따라서 감염시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종류가 조금씩 다른데요. 


이제 다음 달부터 시작될 2023~2024년 절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이 어떤 양상을 띠게 될지에 따라 유행이 계속 이어지는가 결정이 될 것 같습니다.


보통 가을, 겨울이 훨씬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는 질환의 특성을 고려하면, 2023년에는 거의 여름에 이어서 연중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절기가 바뀌었기 때문에 항원형이 조금 다른 인플루엔자 시즌이 새롭게 시작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서현아 앵커 

한편으로는 이렇게 독감 환자가 증가하면서 가을철 이후에 본격적으로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의약품 품절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이진 교수 /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2022년 봄에 그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정말 폭발적으로 증가했을 때, 해열제, 기침, 콧물약 등의 대증치료제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약품 부족 사태를 많이 겪으셨을 겁니다. 


팬데믹이 끝나고 이런 품귀 현상이 차츰 좋아지고는 있지만, 일부 해열제 제품의 판매 중단 등으로 아직도 원활하게 약을 구할 수 없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또 진료 현장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진료비나 약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한 병원에서 처방을 받고, 약이 있는 상태에서 또 다른 병원을 방문해서 비슷한 성분의 약을 중복으로 처방받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에 상당한 약이 버려지는 것 같습니다. 


중복처방은 약의 부작용, 그리고 의료비의 증가뿐 아니라 한정된 의약품의 불공평한 분배 문제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지양해야 합니다. 


또 일반 의약품인 경우에는 수급 불안이 지속되면서 아프지 않더라도 비상용으로 필요 이상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성숙한 의약품 소비 태도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대증치료제 외에 인플루엔자 항바이러스제도 있는데요. 


항바이러스제는 대개 증상이 시작하고 48시간 이내에 투여했을 때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거의 좋아져서 회복 중이거나 며칠이 지난 후에는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스스로 좋아지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현재 인플루엔자 항바이러스제는 처방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에 적응증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병원을 방문해서 처방받으시면 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중복처방으로 인해서 아까운 약이 낭비되는 문제는 꼭 개선이 돼야겠습니다. 


미국에서도 어린이 해열제 포함해서 역대 최악의 의약품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고 하는데요. 


의약품이 안정적으로 수급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진 교수 /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네, 미국의 경우에도 최근까지 어린이용 감기약과 같은 일반 의약품부터 항생제, 항암제 등의 전문의약품에 이르기까지 부족 사태를 겪고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일반약, 즉 해열제, 감기약 등의 수요가 급증했고, 또 미국 내 제약사들의 공급망 취약성과 특정한 나라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거나 수요량 예측 시스템 등이 없는 것들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EU 국가들에서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수요 증가와 앞서 말씀드린 약품 사재기, 그리고 과잉 처방 등이 문제점으로 꼽힙니다. 


우리나라 의약품 시장도 모든 약을 국내에 생산하는 것이 아니고, 완제품 수입 혹은 원료 수입 등 다른 나라의 의약품 공급 상황과 맞물려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의약품 자국 내 생산을 늘려야겠죠


우리나라 식약처에서도 해외 의존도가 높은 의약품의 자급화를 위해 생산기술 개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또 지속해서 부족한 약품에 대해서는 정부가 공급, 생산, 유지, 재고 관리 등을 직접 챙겨야 합니다. 


그리고 약품을 생산하거나 수입하는 제약사는 품절 상황에 아주 민감하고 빠르게 대처해야 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무엇보다 개인 방역이 중요하겠고 여기에 더해서 의약품 공급이라든지 감염병에 대응하는 체계도 다시 한 번 정비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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