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융계 전관 카르텔?…LH 퇴직자는 1%만 관리

2023. 8. 2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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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공기업 퇴직자의 전관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경제부 김동환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감독 업무를 하던 사람이 피감기관이던 금융사로 재취업하는 건 좀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 답변 】 올해 상반기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받은 금감원 퇴직자 28명이 재취업 신청한 회사 명단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모두 보험사, 증권사, 카드사 등 금융회사들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로펌이나 연구소 등이 많았는데, 최근 들어 부쩍 금융사가 증가했습니다.

【 질문2 】 이분들은 금융회사에 가서 어떤 업무를 보는 거죠?

【 답변2 】 퇴사 전 5년간 담당한 업무를 취급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재취업 승인이 나기 때문에 대개는 감사나 경영관리 임원으로 영입되는데, 실제로 그 역할만 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후배 금감원 직원들과 밥이나 술을 먹을 수도 있고, 친분으로 하는 전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거니까요.

업계 관계자 얘기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금융업계 관계자 - "유지, 관리 그런 업무도 있지만 정책 관련된 업무들도 당연히 있기 때문에 그런 쪽에 경험이 있으신 분들 수요는 언제나 있죠."

【 질문3 】 최근 들어 금융사로 재취업을 많이 한다는 건 그만큼 역할을 할 일이 많아졌다는 거겠죠?

【 답변3 】 지난해부터 고금리 영향으로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사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내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이들에 대한 관리 감독과 사회 공헌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면서 금융사들이 관리에 비상이 걸렸고, 과징금뿐 아니라 CEO 문책도 강화되는 추세라 전관에 의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대응의 필요성이 더 커진 거죠.

【 질문4 】 그런데 이분들 감사나 내부통제라는 본연의 역할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들어 횡령 등 금융 사고가 더 늘고 있잖아요.

【 답변4 】 맞습니다. 이달 초 국민은행 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서 부당 이익을 챙긴 게 적발돼 오늘 금감원이 본사 압수수색 들어갔고요.

경남은행 직원의 500억 원대 횡령 등 올해 금융권에서 벌써 40여 건, 총 600억 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는데,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금감원 출신 인사들이 내부통제라는 본연의 역할보다는 외부 리스크 대응에 치중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기 충분해 보입니다.

【 질문5 】 파면 팔수록 문제가 더 보이는 LH 전관 문제 얘기도 좀 해보죠. LH 퇴직자 중 재취업 관리 대상은 극소수여서 어디로 재취업하는지 알 수 없다는 자료를 단독으로 입수했다고요.

【 답변5 】 그렇습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LH에 요청해서 받은 자료인데요.

최근 10년치 퇴직자와 재취업자 현황을 봤더니 3~4급 부장 팀장 급의 실무자들이 부정행위로 퇴직한 수가 50여 명에 달할 정도로 기강이 해이했고요.

특히 퇴직자 2,800여 명 중 재취업 현황이 파악된 건 취업심사대상기관에 취업해서 신고된 1급 이상 임원 등 총 27명뿐이었습니다.

나머지 99%는 어디로 재취업했는지도 알 수 없는 거죠.

▶ 인터뷰 : 윤창현 / 국민의힘 의원 - " 3, 4급 정도까지 혹은 5급까지도 퇴직자 전원에 대해서 재취업 심사를 받고 나아가서 그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개발해서…."

전관 카르텔을 확실히 끊으려면 보이지 않는 '그림자 재취업'을 찾아내는 게 급선무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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