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중앙공원 무단 주주변경 특혜 논란

민간사업자 빛고을중앙공원개발
시에 별도 지분율 변경 요청 안 해
광주시, 변경 사실 알고도 뒷짐만
市 “소송중 사안… 결과 보고 조치”

광주시가 민간공원특례사업으로 추진 중인 광주 중앙공원 1지구의 민간사업자가 시의 승인 사항인 대표 주간사를 바꾸는 컨소시엄 주식 지분 변경과 주택건축 허가까지 받았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특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다른 민간공원특례 사업자는 주식 지분 변경 시 ‘민간공원 특례사업 제안요청서’ 규정대로 광주시의 승인 절차를 밟아 중앙공원 1지구와 형평성에 어긋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3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중앙공원 1지구 사업자인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의 주주 구성 비율은 우빈산업(주)이 49%로 대주주다. (주)한양 30%, 파크엠(주) 21% 등이다. 5년 전 2018년 9월 민간사업자가 민간공원특례사업 제안서 제출 때와 주주 지분과 크게 다르다. 제안서 제출 당시 컨소시엄 구성을 보면 한양이 30%로 이 사업을 대표하는 주간사였다. 우빈산업 25%, 케이엔지스틸 24%, 파크엠 21% 순이다.

민간사업자 지분 변경은 2022년 5월 우빈산업이 케이앤지스틸 보유지분 전량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면서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과의 약정서에 따라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 49%로 최대 주주가 됐다.

문제는 이 같은 민간사업자의 지분 변경을 하면서 제안요청서 규정을 어겼다는 점이다. 공모 당시 광주시의 제안요청서 제25조(컨소시엄 구성원 변경 등)를 보면 ‘민간사업자 컨소시엄 구성원 및 지분율은 사업이 완료하는 날까지 변경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로 돼 있다. 지분율 변경은 협약이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광주시가 컨소시엄 주관사에게 해당 구성원 퇴출을 요청하거나 구성원 전원이 광주시에 퇴출을 요청할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사업자는 콜옵션 행사 이후 광주시에 지분율 변경을 요청하거나 광주시에서 이를 알고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아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시는 또 다른 민간공원 특례사업지인 송암공원의 사업자 지분율 변경에 대해서는 제안요청서 절차를 밟았다. 2021년 8월 송암공원 민간사업자는 한 컨소시엄 구성원의 10%지분을 다른 사업자에게 양도한다는 공문을 광주시에 보냈다. 광주시는 10여일 만에 ‘송암공원 컨소시엄 구성원 변경 동의 회신’이라는 제목으로 지분율 변경을 승인했다. 광주시는 지분율 변경 승인 근거로 제안요청서 제25조 1항 ‘컨소시엄 나머지 구성원의 동의를 구해 변경 요청한 점을 명시했다.

광주시는 송암공원 지분율 변경의 근거로 제안요청서 규정을 들었지만 중앙공원 1지구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시는 지분율 변경과 관련해 소송중인 사안으로 소송 결과를 보고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중앙공원 1지구의 경우 민간사업자가 지분율 변경에 대한 승인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법원의 소송 결과를 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