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자 유족도 "피눈물"…與 "`뛰어난 정율성에 투자` 우긴 광주시장, 외침 들으라"

한기호 2023. 8. 2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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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포격도발 전사자 故서정우 하사 모친 "정율성이 한국 위했나? 피눈물나, 분노"
與지도부 논평…"강기정 광주시, 中관광객 유치를 국가의 정체성보다 앞세워"
"진정 기억할 국가유공자 가족이 분노…'중공군' 정율성 기념공원 철회해야"
왼쪽부터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인 유상범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연합뉴스 사진 갈무리>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2010년 11월23일) 때 숨진 고(故)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 여사가 연평도 포격전 1주년을 앞둔 2011년 11월 11일 당시 광주 남구 자택에서 아들의 사진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 8월22일 오전 페이스북에 1948년 '북조선인민위원회 위원장 김일성' 명의로 작곡가 정율성(왼쪽 사진)에 수여된 포상장 사진을 첨부한 글을 올려, 광주광역시가 약 48억원 시 재정을 들여 올해 말 조성 예정인 '정율성 역사공원'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페이스북 갈무리>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6·25 침략세력 부역 행적 논란에도 '정율성 역사공원' 연말 조성 계획을 고수한 가운데,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희생장병 유족의 질타까지 나왔다. 국민의힘은 중앙당 차원에서도 "'우리가 진정으로 기억해야 하는' 국가유공자 유족의 분노에 찬 외침에 귀를 기울이라"고 압박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3일 논평에서 "광주시는 김오복 여사의 분노에 찬 외침에 귀기울이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오복 여사는 연평도 포격전(2010년 11월 23일) 당시 전사한 고(故)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로서,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37년간 교직생활을 한 후 올해 2월 정년퇴직한 광주시민이다.

김 여사는 최근 강기정 광주시장에게 직접 카카오톡으로 항의 문자를 보내 "정율성이란 분이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중국공산당에 가입(1939년)하고, (북한 김일성 휘하에서) 인민군행진곡을 작곡하고, (중국인으로서) 6·25전쟁 위문단을 조직해 중공군을 위로하고, 중국으로 귀화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정율성이 중공 활동 초기 작곡한 '팔로군 행진곡'은 1988년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으로 격상됐고, 사후 2009년 '신중국 창건 영웅 100인'에 이름을 올린 계기가 됐다. 김 여사는 "호국 유공자는 무관심하면서 북한·중국 공산 세력을 도운 인물을 기념한다는 것"이라며 "보훈가족에게 피눈물 나게 한다"고 공원 조성 철회를 촉구했다.

김 여사는 "대한민국 국민 수백만 명이 희생되고 국토가 폐허가 된 전쟁을 부추긴 사람, 김일성에게 상장까지 받은 그런 사람을 위해 기념공원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항의 메시지에 강 시장은 '(2020년 5월 계획 발표 후)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이라 중단하기 어려운 점을 이해해달라'는 취지로 답해왔다고 한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전날(22일) 정율성을 김일성 포상을 받은 인물, 북한군·중공군 사기를 북돋은 응원대장으로 지적하며 약 48억원 재정을 들인 공원 조성 철회를 촉구했다. 하지만 강 시장은 시진핑 중국 주석이 정율성을 한중우호 상징 인사라고 본 데다,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투자"라며 공원 조성 강행을 예고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강 시장은 비판에 대해 '광주의 눈에 그는 뛰어난 음악가이고, 그의 삶은 시대적 아픔'이라며 '그의 업적 덕분에 광주에는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온다'고 사업을 두둔하고 나섰다"며 "'광주는 정율성 역사공원에 투자한다'고 강변하며, 관광객 유치를 국가의 정체성보다 앞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 시장의 역사의식이 안일하다며 "정율성은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해 조선인민군행진곡을 작곡했으며, 6·25 당시 중공군 일원으로 전선 위문 활동을 한 후 중국으로 귀화했다. 그런 사람을 위해 역사공원을 조성한다니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희생한 선열들이 들으면 무덤에서 통곡을 하지 않겠냐"고 따졌다.

이어 김 여사의 분노를 상기시키면서 "'우정의 정치'를 한다는 허울로 나라의 근간이 흔들려선 절대 안 된다. 이제라도 강기정 광주시장과 광주시에 '공산당원' 정율성을 기념하는 역사공원 조성 사업의 즉각 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진정한 '보훈'의 의미란 무엇인지 무겁게 고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신원식 의원도 이날 입장문으로 "김 여사께서 토로한 울분처럼, 정율성은 단순한 좌익계열 독립운동가가 아니라 중공군으로 6·25 에 참전해 국군과 맞서 싸웠으며 중공 인민해방군 군가를 작곡한 장본인"이라며 "죽은 뒤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공묘에 묻혔고, '신중국 창건영웅 100인'에 선정됐다"고 짚었다.

신원식 의원은 "이런 자를 기념하기 위해 대한민국 국민 혈세를 들여 광역지자체 차원의 기념공원을 조성한다면 누가 납득하겠나"라며 "그야말로 '호국영령과 보훈가족에게 피눈물나게 하는 것' 아니겠나. 저 역시 한마디 한마디에 절절하게 공감하면서 '대한민국 광주광역시다운' 현명한 조치를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친윤(親윤석열)계 핵심 일원이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6·25전쟁 때 정율성은 대한민국의 적이었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기념 대상이 될 수 있나"라며 "어떤 미사여구로 정율성을 치장하더라도, 그가 대한민국을 침략한 인간이라는 것은 변치 않는 사실"이라고 강 시장을 겨냥했다.

그는 "강 시장은 단 하나의 질문에만 답하면 된다. '국가를 침략한 인사를 국민 세금으로 기념하는 것이 맞나'. 만약 '그렇다'고 답한다면 국가의 자기부정"이라며 "세상에 어떤 나라가 국민 세금 48억을 들여, 침략자를 기념한단 말인가? 심지어 강 시장은 '정율성이 역사문화자원'이라고 한다"고 개탄했다.

이어 "6·25전쟁 중 국군과 유엔군 사망자는 17만명이다. 민간인 사상자 및 실종자는 100만에 이른다. 이 중엔 호남사람들도 있다"며 "침략의 부역자를 '중국인 관광객 유치 아이템'으로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의 침묵에도 "침략의 부역자를 옹호할 건지 버릴 건지 양자택일 하라"고 추궁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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