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언급 뺀 묻지마범죄 담화문 유감 [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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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잇따라 발생한 흉악범죄와 관련해 23일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A4 용지 5장 분량의 담화문과 배석자들의 추가 설명 어디에서도 '여성 대상 폭력'에 대한 언급은 없어서다.
길 가다 칼 맞을 수 있다는 두려움과 성폭력까지 '이중 공포'를 안게 된 절반의 인구, 여성에 대한 배려가 이토록 없어도 되는지 답답했다.
예컨대 신림동 사건도 성범죄나 여성 대상 폭력보다는 하나의 강력범죄로만 보는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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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잇따라 발생한 흉악범죄와 관련해 23일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담화문을 읽은 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이 배석해 질의응답을 받았다. 이상동기 범죄 재발 방지를 위해 의무경찰제를 재도입하는 등 치안력을 강화하고, 피해자 지원을 확대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행안부나 경찰은 이 같은 ‘묻지마 범죄’를 젠더 렌즈로는 보지 않는 것 같다. 예컨대 신림동 사건도 성범죄나 여성 대상 폭력보다는 하나의 강력범죄로만 보는 인상을 준다. 이번 담화문 발표에 여성가족부가 빠진 것도 그런 맥락의 연장이다. 젠더폭력 피해자 관련 상담소 등은 여가부 소관임에도 철저히 무시된 것이다.
마치 성별은 조금도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듯 눈 감는 행태가 반복되면서 여성 대상 폭력은 점점 더 과감해졌다. ‘여자라서 죽었다’는 외침은 외면한 채 경찰이 장갑차를 대동하는 등 대테러 치안 문제로만 접근하는 것은 유감스럽다. 처벌 강화 역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말에 불과하다. 이런 제한된 시각은 문제의 진단과 처방 모두 반쪽짜리로 만들 뿐이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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