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이강인 없이 대회 준비...'AG 3연속 金 도전' 황선홍호, 최악의 시나리오

김대식 기자 2023. 8. 2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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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이강인과 제대로 훈련도 하지 못한 채 대회를 시작해야 한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22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은 왼쪽 대퇴사두근에 부상을 입었다. 이강인은 A매치 기간이 끝날 때까지 치료를 받을 것이다"고 공식발표했다.

지난 시즌부터 쉼없이 달려오던 이강인이 결국 또 한번 부상이라는 악재를 마주하고 말았다. 이강인은 2022-23시즌부터 잠재력을 터트리기 시작하면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기 시작했다. 2018-19시즌 발렌시아에서 1군에 데뷔한 뒤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마요르카가 유럽대항전에 나가거나 자국 컵대회에서 우승을 노릴 만한 전력은 아니었기에 리그 위주로 출장을 했지만 이강인은 선발로 나오면 계속해서 많은 시간을 소화했다. 이강인의 일정이 빡빡해지기 시작한 건 지난 9월부터였다.

 

파울루 벤투 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은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앞두고 다시 이강인을 부르기 시작했다. 한국으로 입국해 경기를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스페인과 한국을 짧은 시간에 연속적으로 오가는 것만으로도 선수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강인은 리그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카타르 월드컵 최종명단에도 발탁됐다. 월드컵 첫 경기부터 16강전까지 4경기 모두 출전하면서 16강 진출에 큰 역할을 해냈다. 월드컵 후 다시 리그 후반기가 시작되기 전까지의 일정이 이강인한테는 마지막 휴식이었다.

시즌 후반기에 이강인은 평균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활약했다. 3월 A매치 소집도 중간에 있었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한국으로 넘어와서 6월 A매치 2경기를 모두 뛰었다. 잠시 휴식기가 있을 법했지만 PSG는 이강인을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영입하고 싶었고, 이강인은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프랑스로 이동했다.

 

쉬지도 않고 달려온 이강인은 결국 몸에 탈이 나기 시작했다. PSG에서의 비공식 데뷔전이었던 르 아브르와의 친선전에서 전반 종료 직전 이강인은 코칭 스태프 앞에서 우측 햄스트링을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다. 부상이 찾아온 것이었다.

심한 부상은 아니었지만 이강인은 편안한 환경에서 재활을 진행할 수 없었다. 일본과 한국에서 이뤄지는 프리시즌 투어를 떠나야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뛰지 못했지만 지난 3일 전북 현대와의 프리시즌 경기에 교체로 투입되면서 복귀전을 치렀다. 프랑스로 복귀한 이강인은 리그 첫 2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나와서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2023년 들어서 제대로 쉬지 못한 이강인은 PSG로 이적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2번째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프랑스 '르 파리지앵'은 "PSG에서 좌우 윙포워드로 기용되고 있는 이강인은 적어도 9월 17일에 있을 니스와의 경기까지는 소화하지 못할 것이다. 부상 진행 상활에 따라서 이강이는 9월 19~20일에 재개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등 다른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생각보다 부상 정도가 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어 "팀에 더 많은 창의성을 가져오기 위해 이강인을 중원에 기용하길 원했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팀한테는 타격이다. 엔리케 감독은 이번 주에 또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이강인의 부상이 PSG에도 좋지 못한 소식이라는 걸 강조했다.

PSG만 손실이 아니다. 이강인이 핵심인 대한민국 국가대표팀과 9월에 있을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모두 비상이 걸렸다. 일단 국가대표팀 일정 소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가대표팀은 다음달 8일에는 웨일스, 13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친선전을 치를 예정이다. 부상 중인 이강인은 2경기 모두 소화할 수 없다. 이는 현재 재택 근무 및 무승 논란으로 인해서 팬들의 신뢰를 잃어버리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한테는 엄청난 타격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이강인을) 9월 A매치에 활용해야 하기에 대표팀에 소집한 뒤 아시안게임에 합류한다. 9월 A매치에 웨일즈, 사우디와의 경기에서 대표팀 선수로써 수준높은 경기를 소화하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가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강인은 능력이 있기 때문에 A매치를 치른 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해도 빠르게 적응할 것"이라며 이강인을 9월 A매치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적이 있다.

이는 일각에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개막을 1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이강인을 위해서 클린스만 감독이 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위해 이강인을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세운 것이나 다름없었다.

지난 6월 A매치 2경기에서도 이강인은 손흥민이 탈장 수술 여파로 많은 시간을 소화하지 못했을 때 공격을 이끈 중심이었다. 공격에 있어서 핵심적인 선수가 빠지게 되면서 TEAM 클린스만은 또 한번 완전체 전력이 구성이 힘들어졌다.

더 큰 타격은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이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 7월 아시안게임 최종명단을 발표하면서 이강인을 발탁했다. 당시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이 아시안게임에 참여하려는 의지는 굉장히 강하다. 마요르카와는 차출 조율이 끝난 상황이었다. 하지만 PSG 이적이 급격하게 이루어지는 바람에 조율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강인의 의지가 굉장히 강하고 계속 협력하고 있기에 조율해야 한다.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기대하고 있다"며 PSG와의 조율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강인 차출 관련해서 PSG와 어느 정도로 조율이 됐는지는 확실하게 나온 것이 없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강인과 관련해서는) PSG 구단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강인 측에서 영리하게도 계약서에 아시안게임 차출시 구단이 응하도록 하는 조항을 넣었다고 들었다. (아시안게임 출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는 힌트만 남긴 것이 전부다.

원래 황선홍 감독은 최대한 이강인을 빠르게 소집해 다른 선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길 원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비협조적으로 나오면서 그마저도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이강인이 부상을 당한 현재로서는 대회 전 호흡 점검은 불가능해졌다.

합류 시점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지도 변수다. PSG와 조율을 해야 한다고 말한 지도 벌써 1달이 넘게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명확한 합류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 이러한 정황상 PSG가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차출에 협조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PSG 입장에서는 부상을 당한 이강인을 더더욱 쉽게 보내주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부상을 당해 훈련이나 경기에 참여하지 못할 선수를 빨리 보내줄 이유는 없다. 이강인이 부상에서 빠르게 돌아오는 게 당연히 좋겠지만 만약 그렇게 될 경우 PSG는 이강인이 니스전을 소화한 다음에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향하는 걸 원할 것이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첫 경기는 19일에 있는 쿠웨이트전이고, 아시안게임이 진행되기 전 PSG의 마지막 경기는 17일에 있을 OGC 니스전이다. 17일에 경기를 뛰고, 중국으로 이동해 곧바로 19일 경기를 뛴다면 또 체력적으로 무리가 생길 수 있다.

7월, 8월에 연달아 근육에 무리가 왔다는 건 체력적으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인데 흘러가는 상황으로 보아 이강인은 쉽사리 쉴 수 없다. 더욱 신경쓰이는 건 아시안게임 일정이다.

아시안게임은 일정이 매우 빡빡하다. 황선홍호가 결승전까지 진출한다는 가정하에 생각해보면 19일 쿠웨이트전이 끝나면 하루 쉬고 21일에 태국전을 치른다. 바레인과의 3차전까지도 휴식날은 단 2일밖에 없다. 16강전까지는 2일, 8강전까지는 3일, 준결승과 결승전까지는 2일만 쉴 수 있다.

 

체력이 완벽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달아 경기를 뛰어야 하는 미친 일정이다. 부상에서 회복되지 않은 선수가 모조리 다 소화하기엔 자칫 재발 위험이 따른다. 선수단 인원이라도 많으면 좋겠지만 아시안게임 명단은 22명에 불과하다. 이강인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을 만한 카드도 없다.

또한 대한축구협회의 실수로 기존에 발탁됐던 이상민에서 아예 명단 제외됐다. 여전히 협회가 대체 차출을 위해 노력 중이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여러모로 황선홍 감독한테도, 이강인한테는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은 국내파 선수들과 구단 차원에서 협조된 해외파 선수들은 다음달 4일부터 창원에서 대회 준비에 착수한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12일까지 창원에서 훈련한 뒤 13일 파주NFC로 이동해 15일까지 추가 훈련을 진행하고 16일 중국으로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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