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다감, 개명 후 이미지 굳히기…"도시적 캐릭터 대표 되길" [인터뷰M]

배우 한다감이 '아씨 두리안'으로 다시 빛나기 시작했다. 개명까지 불사했던 특별함에 대한 소망.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독보적 이미지를 원한다는 그의 속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근 한다감은 iMBC연예와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TV조선 주말드라마 '아씨 두리안'(연출 신우철, 극본 임성한)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씨 두리안'은 정체 모를 두 여인과 단씨 일가의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시대를 초월한 운명이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극 중 단 씨 집안 둘째 며느리 이은성 역을 맡은 한다감. 재벌가 며느리의 우아하고 도도한 분위기는 물론, 예민하고 집요한 성격을 지닌 인물의 내면을 촘촘한 연기로 그려냈다.

한다감은 "내 나름대로는 어렵다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는 임성한 작가님의 작품을 8개월 동안 했는데, 큰 사고 없이 아주 좋게 마무리 돼서 개인적으로 뿌듯하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임성한 작가의 작품에 처음으로 합류하게 됐다. 임 작가에게 출연 기회를 얻은 것에 대해 감사하면서도, 그의 낯선 스타일에 적응해야 했다.

난해한 대본이 첫 번째 장벽이었다. "대본이 어렵다 보니 여러 번 많이 읽었고, 분석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캐릭터를 내 안으로 끌어들이는 과정이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이은성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서,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신경 쓰면서 긴장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대본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대본 자체가 상상했던 것과 너무 달랐다. 이은성이 두리안에게 대사를 하는 것도, 그렇게 할 줄 몰랐다. 난 긍정적인 성격이라 빨리 흡수하는 편인데,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거리더라.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들이 흔히 대본을 받을 때 정해진 규칙, 형식이 있다. 그 틀에서 벗어난 경향이 있다"며 "한 번 봐서 이해 못 하는 것들이 되게 많다. 또 엄청 디테일하다. 물 컵 3분의 2에 큰 얼음 하나. 소품 하나까지 디테일이 있다.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들어가야 하니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그렇지만 의외로 서사 전개 자체는 평범했다고. 고부 로맨스 등 파격 설정으로 숱한 화제를 모았음에도 말이다. "상상을 많이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노멀하더라. 그러다 뒷부분에서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가 전개 됐을 땐, '이래서 임성한이구나' 했다. 인정을 바로 하게 됐다"고 웃었다.

토씨 하나 틀리면 안 되는 대본의 디테일, 예측할 수 없는 전개의 급격한 변주.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한다감은 오로지 연기에만 집중하며 자신의 캐릭터를 꿋꿋이 지켰다.

"그동안 여러 캐릭터들을 많이 했었다. 내 외모에서 풍겨지는 이미지를 도시적이고 시크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도 언제나 새롭다. 예전에 내가 보여줬던 이미지가 똑같은데도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구나, 시청자들에게 상기시켜 주는 것 같았다. 연기적으로 발전하는 걸 보여줬다."

배우에게 이미지 변신은 언제나 꿈이자 도전. 한다감 역시 그럴까. 그는 "캔디 같은 씩씩한 역할을 많이 했었는데, 도회적인 스타일의 역할을 하면 늘 파급력이 세다"며 "예전에는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 친구는 모두 어울린다'라는 말을 듣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한다감은 "그런데 생각이 바뀌더라. '하나라도 제대로 하자'고 생각했다. 도시적인 캐릭터 하면 한다감이 떠오르게끔. 내 영역을 확실히 하는 게 나쁘지 않겠더라. 모든 걸 섭렵하려 하지 않고, 독보적인 이미지를 가져가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자신의 연기관을 설명했다.

'나만의 이미지'를 갖기 위해 개명까지 불사했던 그다. 지난 2018년 개명 전 이름은 '한은정'. 3년 전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다정다감하게 다가가고 싶고 행복하게 잘 살고 싶어서 바꿨다"고 개명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한다감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몸이 좀 많이 안 좋기도 했고, 한은정이라는 이름은 평범하다 생각했었다. 특별한 이름을 배우로서 갖고 싶더라. 두 가지 이유가 적절하게 맞아서, 호적도 다 바꿨다. 이젠 한다감이라는 이름이 익숙하다"고 말했다.

잔병치레를 자주 겪던 개명 전의 삶과는 180도 달라졌다고. 한다감은 "어릴 때 많이 아팠다. 별명이 '또아파'였다. 20대 때는 한 장면을 찍고 엎드리고, 마사지받고 그랬다. 그렇게 수많은 작품을 찍어왔다"며 "지금은 엄청 건강하다. 안색도 많이 좋아졌다. 2,30대 때보다 훨씬 젊고 건강해졌다. 나이 들어 보이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인 것 같다. 다시 돌아가라면 못 돌아간다" 웃었다.

어느덧 데뷔 25주년. 1999년 MBC 드라마 '사랑을 위하여'로 연기를 시작해 '남자의 향기', '원더풀 라이프', '서울 1945', '신데렐라 맨', '국가대표 와이프', '셀러브리티' 등에 주연으로 모습을 비췄다.

한다감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아쉽지만, 하루하루 소중하게 헛되이 쓰지 않으려 한다. 늘 알차게 보내려고 한다"며 "그래서 잘 안 쉰다. (팬들에게) 계속 갚아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 해내고 싶다. 일에 대한 욕심도 많이 있고, 기회 될 때까지는 열심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씨 두리안'은 지난 13일 16회를 끝으로 종영됐다.

iMBC 백승훈 | 사진제공 비비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