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완전히 망했네요” 한국 출산율 듣고 머리 부여잡은 美 석학
“이 정도로 낮은 수치의 출산율은 들어본 적도 없어요.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
한국의 합계출산율을 듣고 미국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가 보인 반응이다. 그는 이 같은 말과 함께 믿기지 않는다는 듯 양손으로 머리를 부여잡았다. 윌리엄스 교수는 인종·성별·계급 분야의 전문가로, 현재 관련 법을 연구하는 워크라이프법률센터 이사로도 재직 중이다.
EBS 다큐멘터리 ‘인구대기획 초저출생’ 10부 예고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이 장면은 이른바 ‘짤’로 제작돼 소셜미디어 등에 퍼졌다. 22일 엑스(옛 트위터)에 올라온 게시물은 하루 만에 조회수가 43만회를 넘길 정도로 화제가 됐다. 네티즌 대부분 윌리엄스 교수에 공감한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지금 놀이터만 봐도 아이들이 없다” “씁쓸하지만 맞는 말” “높은 집값, 물가, 사교육비 등 모든 게 돈으로 귀결되는 현재 한국 상황에서 아이를 낳는 건 부담일 수밖에 없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합계출산율이란 가임기 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 수를 의미한다. 올해 초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국 중에서도 최하위다. 올해 1분기(1~3월)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워, 이 추세대로라면 연간 합계출산율은 작년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인구소멸 1호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이유다.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지난 5월 방한해 “인구 감소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동아시아에서 두드러진다”며 “이대로라면 한국은 2750년 국가가 소멸할 위험이 있고, 일본은 3000년까지 일본인이 모두 사라질 위험이 있다”고 했다. 콜먼 교수는 2006년부터 유엔 인구포럼에서 한국의 저출산 현상이 계속되면 1호 인구소멸 국가가 될 거라 분석했다.
콜먼 교수는 한국의 저출산 정책들이 대다수 ‘일시적’인 탓에 효과가 제한적이었다고 진단했다. 콜먼 교수는 “저출산에 효과적인 정책이나 방안은 육아휴직 등 제도 개선, 기업의 육아 지원 의무화, 이민 정책, 동거에 대한 더욱 개방적인 태도”라고 했다. 다만 한국 사회의 특성상 이민 정책은 저출산 문제 해결에 있어 제한적일 것이라며, 문화적 요인을 고려해서 저출산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콜먼 교수는 “한국 기업들이 선호하지 않을 방법 속에 저출산 해법이 있을 수 있다”며 근로 시간 단축 등 과중한 업무 부담 개선, 고용 안정화, 직장의 보육지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 유형과 관계없이 가족을 지원하는 등의 시스템과 정책 변경이 필요하다”며 “모든 정책은 일관적이고 지속적이어야 하며, 정치권 여야 합의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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