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의 전국 민방위훈련… 오후 2시 ‘텅 빈 도로’ [현장, 그곳&]
道 “국민 행동 요령 익히는 기회”
“위이잉~ 민방위훈련 공습경보 발령, 차량 통제됩니다.”
23일 오후 2시 정각 수원특례시 팔달구 율현중사거리와 율현초 사거리를 잇는 꽃뫼양지교 일대. 민방위훈련 공습경보 발령과 동시에 도로 위에는 라바콘이 일제히 깔리며 교통이 통제됐다. 경찰의 지시에 따라 운전자들은 도로 한 쪽에 일렬로 정차했고, 곧 교차로 도로가 텅 비었다.
시민들은 차를 돌려 이동하기도 했고, 노선이 정해져 있는 시내버스 운행 기사들은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훈련에 임했다. 버스 기사 이우봉씨(60)는 “분단국가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민방위 훈련은 필수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훈련이 재개돼 가족을 비롯한 시민들이 혹시 모를 위험 상황에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같은 시각 수원역 4번 출구 앞. 사이렌 소리를 들은 일부 시민들이 바쁘게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지하철역 입구에 멈춰 섰다. 시민 박찬희씨(23)는 “안내 문자를 받고 민방위 훈련인 것을 알게 됐다”며 “대피소를 찾아가긴 힘들어도, 훈련에 참여하는 데 의미를 두기 위해 잠시 멈췄다가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포시 하성면에 있는 하성중학교에도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전교생 107명이 교직원의 안내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학교 조회대로 대피했다. 박선희 교감은 “학교가 접경지역과 가까워, 열심히 훈련을 준비했다”며 “지난 5월 학생들이 훈련을 한차례 한 적이 있어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됐다”고 전했다.
‘제415차 민방위 날’을 맞아 전 국민이 참여하는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이 경기도 전역에서 동시에 실시됐다.
이날 오후 2시부터 20분간 공습경보 발령과 차량 이동통제 등 실제 상황과 유사한 분위기 속에서 훈련이 진행됐다. 경기지역 78개 구간에서 차량 이동이 통제됐고, 도내 일부 영화관과 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도 고객 대피 유도 훈련이 이뤄졌다.
오후 2시15분에는 경계경보가 발령되며 도로 위 차들이 자유롭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20분이 되자 경보가 해제되면서 시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갔다.
도 관계자는 “6년 만에 실시한 민방위 훈련인 만큼 도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전디딤돌 앱 등을 통한 대피시설 홍보에 중점을 뒀다”며 “이번 훈련을 통해 도민들 스스로 국민 행동 요령을 익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반 국민 대피와 차량 통제까지 이뤄진 민방위 훈련은 남북 긴장 관계 완화와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2017년 8월 이후 6년 만이다. 앞서 지난 5월16일에는 장기간 훈련 공백으로 인한 국민 혼란 등을 우려해 공공기관과 학교를 중심으로 민방위훈련이 진행됐다.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오민주 기자 democracy55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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