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하지 않고도 혁신할 수 있다…우리 주변 모든 산업에서 그렇다"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경영혁신 바이블 '블루오션' 완결판
"새로운 성장 고민하는 기업 리더와
정부의 정책 결정자들 꼭 읽어야" 비욘드>
세계 4대 경영사상가로 꼽히는 김위찬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가 다시 한번 역작 <비욘드 디스럽션(Beyond Disruption)>을 발표했다. 2005년 <블루오션 전략>, 2017년 <블루오션 시프트>에 이어 ‘비파괴적 혁신’ 즉, 기존의 것을 파괴하거나 대체하지 않으면서 기존 산업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새 시장을 만들어 내는 전략을 소개했다. 넷플릭스, 아마존, 우버 등의 ‘파괴적 혁신’은 고객에겐 엄청난 가치를 창조했지만 그로 인해 무너진 산업 생태계와 사라진 일자리 또한 치유하기 어려운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 당장 우리 사회에 타다와 로톡, 원격진료 등이 이슈가 되고 있는 이유다.
이런 파괴적 혁신을 회피할 수 없는 경우도 있겠지만, 만일 기존 산업이나 이해관계자들과의 충돌을 피하고 사회적 조정 비용을 줄이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파괴 없는 혁신과 성장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바람직한 전략인가? 그런 기회를 어떤 방식으로 발굴하고 어떻게 실현해 낼지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저자들은 이런 비파괴적 창조는 우리 주변에 항상 있었고 그것이 불가능한 산업은 없다고 말한다. 그 예로 안경은 많은 사람에게 더 밝은 시력을 제공하면서, 위생 생리대는 여성의 삶을 통째로 바꾸면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세상을 바꿨다. 3M의 포스트잇이나 액션카메라 고프로는 어떤가? 또한 금융산업의 경우 일반적으로 치열한 경쟁과 고도의 규제로 비파괴적 혁신이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빈민을 위한 그라민뱅크(인도), 유학생 대상 학자금 대출을 해주는 프로디지파이낸스(영국), 소규모 상인에게 신용카드 결제를 가능하게 해준 스퀘어리더(미국)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대박을 낸 혁신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고 한다.
앞서 발표한 <블루오션 전략>이 기존 산업과의 경계에 걸쳐 있는 중간 영역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전략을 포함하고 있다면, 이번 저서에서는 기존 산업의 경계 바깥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비파괴적 창조를 구분해 집중적으로 다뤘다. 슘페터나 크리스텐센 하버드대 교수가 말하는 네거티브 섬 방식의 ‘파괴적 창조 또는 혁신’과는 정반대로 포지티브 섬 방식의 사고로 가치를 실현하고 시장을 창출함으로써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4차 산업혁명과 대격변의 시대를 지혜롭게 헤쳐나갈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30년 이상 일관되게 경쟁과 파괴가 아니고 모두가 윈윈하는 새로운 가치와 시장을 추구해왔다. 그리고 ‘블루오션 시프트’의 실행 과정에서 ‘인간다움(humanness)’을 강조하며 소수의 천재나 리더 외에 구성원들이 열정과 자신감을 가지고 함께 참여해야 혁신이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보면 저자들은 분명 인간을 깊이 통찰하고 세상과 인류에 대해 따스한 마음을 품은 경영구루라고 생각한다.
저자들의 전작 <블루오션 시프트>를 읽으면서 전략 수행 매뉴얼이라 할 만큼 구체적이고 치밀한 내용에 크게 감동해 주변 사람들에게 권한 적이 있다. 이번 저서 역시 단순히 전략 제시에 머물지 않는다. 매우 다양하고 풍부한 사례와 함께 전략 수립 과정과 시행 지침은 물론 실행 과정에서 리더와 조직이 유념할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한다. 해외 사례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시작해 확산하고 있는 산후조리원과 e스포츠산업, 김치냉장고 딤채도 소개해 더욱 친근감이 든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탁상공론 말고 현장에 뛰어들어 기존의 사고방식과 프레임을 확 바꿔 올바른 관점을 가져야 한다. 해결 방안을 모색할 때는 어떤 강력한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지 먼저 생각하고 그다음에 필요한 기술을 고려하라고 권한다. 수단과 목적을 혼동하지 말라는 뜻이다.
책을 읽고 나서 비파괴적 혁신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흐르고 잉여가치가 생긴다면 그곳에도 경쟁자가 진입하고 네거티브 섬 경쟁이 초래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시장을 찾아 바다로 나선 포르투갈이 촉발한 대항해시대는 신대륙 발견으로 이어졌지만 그곳은 다시 열국의 전쟁터가 되지 않았던가. 결국 끝없는 창업과 수성의 반복 속에 험난한 바다를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이 기업과 경영자의 숙명인가 보다.
조직의 새로운 성장 축을 찾고 있는 기업과 리더는 물론이고 비영리조직이나 정부의 정책 결정자들도 꼭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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