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병원 살리겠다" 총장 투표 1위 해도 이사회는 외면 [문 닫는 백병원]

박혜연 기자 박상휘 기자 박동해 기자 2023. 8. 2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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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회가 차기 인제대학교 총장으로 전민현 현 총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폐원 반대를 내세우며 선거인단 투표 1위를 기록한 백진경 멀티미디어 학부 교수는 이사회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 교수는 "이사회가 서울백병원 폐원을 반대하는 백진경 교수는 껄끄럽고, 그렇다고 폐원에 찬성한 김동수 교수(선거인단 결선투표 3위)를 선출하자니 내부 반발이 부담스러워 선택한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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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2위 현 총장 선택…'선거인단 투표 무용론' 비판
"연구윤리 하자 있는데" 의대 교수들도 이사회 결정 반발
뉴스1DB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박상휘 박동해 기자 =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회가 차기 인제대학교 총장으로 전민현 현 총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폐원 반대를 내세우며 선거인단 투표 1위를 기록한 백진경 멀티미디어 학부 교수는 이사회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23일 학교법인 인제학원에 따르면 이사회는 지난 22일 회의를 열어 전 총장을 제9대 총장으로 선임했다. 앞서 전 총장은 지난 18일 제9대 총장 선거 선거인단 결선 투표에서 14표로 2위에 그쳤지만 이사회의 선택을 받았다.

반면 백 교수는 17표라는 가장 많은 득표를 하고도 이사회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백 교수는 백병원 설립자 백인제 박사의 조카인 백낙환 전 인제학원 이사장의 차녀다. 지난 6월20일 인제학원 이사회가 서울백병원 폐원을 의결하자 이에 반대하며 서울백병원을 그대로 유지하되 경영을 혁신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따라서 이번 총장 선거는 향후 서울백병원의 미래를 두고 적지 않은 관심이 쏠렸다. 총장 선임에 따라 서울백병원의 폐원 여부가 달라질수도 있다는 관측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사회가 현 총장 유임을 결정하면서 서울백병원 폐원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서울백병원 교직원들은 이사회 의결 가처분 소송을 진행 중이지만 재단측은 교직원들의 전출 등을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처음에는 모든 직원의 부산 전출을 통보했다가 반발이 심해지고 가처분 소송이 진행되자 일부 직원들을 상대로 서울 노원과 경기 일산 등 형제 병원 전출을 제시하는 등 회유책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사회가 선거인단 투표에서 1위를 기록한 백 교수마저 배제하자 인제대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백 교수가 선거에서 1위를 했음에도 이사회가 자신들의 결정에 반하는 공약을 내세운 백 교수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전에도 백 교수의 남편인 전병철 공과대학 교수가 선거인단 투표에서 1위를 하고도 이사회의 선택을 받지 못한 적이 있어 선거인단 투표 무용론마저 제기된다.

또한 의과대학 교수들 사이에서는 서울백병원 폐원 여부를 떠나 전 총장의 연구윤리 위반 논란이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총장직을 연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지난 2021년 미국 결정성장학술지(Journal of Crystal Growth)는 온라인판 논문 우려 표명(Expression of Concern) 공지를 통해 "(전 총장이) 2004년에 게재한 논문은 같은 해 한국 A 학술지에서 출간한 논문을 번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당시 전 총장은 "제기된 연구부정행위 의혹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에 당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전 총장의 해당 논문은 검증 시효인 10년이 지났고 연구윤리 규정이 없던 시절에 작성된 논문이어서 본조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종결했다.

이에 교수 평의회는 윤리위의 결정에 강력 반발하며 공개 검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연구윤리와 같은 심각한 하자가 있는 교수가 두 번씩이나 총장을 맡는다는 건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사회가 서울백병원 폐원을 반대하는 백진경 교수는 껄끄럽고, 그렇다고 폐원에 찬성한 김동수 교수(선거인단 결선투표 3위)를 선출하자니 내부 반발이 부담스러워 선택한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sanghw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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