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자원 끌어와 치안 강화… 경찰 환영 속 ‘국방공백’ 우려
의경 부활 땐 일선부대 병사 부족
전투력 저하·업무 가중 가능성 커
경찰, 이상동기범죄 대응 등 부담
재도입 땐 인력난 해소 도움 기대
경찰·국방부 입장 조율 등은 숙제
의경이 사라진 것은 병역자원 부족 때문이다. 과거 병역자원이 풍부했을 때는 육·해·공군 병사 수요를 충족하고도 여유 인력이 남아 경찰 등에 인력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인구절벽이 본격화하며 군 당국의 고심이 깊어졌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2022회계연도 결산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20세 남성 인구는 33만3000명에 달했으나 지난해 25만7000명으로 23% 감소했다. 2037년부터는 20만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2042년에는 12만5000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기존 군 구조의 유지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셈이다. 복무기간도 18개월(육군 기준)로 단축된 상황에서 병사 충원은 군 당국의 고민거리다.
이런 상황에서 의경이 부활하면 그만큼 일선 부대에 배치할 병사가 부족해진다. 전투력 저하는 물론 병사 1인당 과중한 업무 탓에 스트레스 등으로 사건·사고와 가혹행위가 발생할 위험도 커진다. 의경 부활로 발생할 수 있는 병사 확보 문제를 간부 추가 증원으로 해결하는 방법도 있으나, 초급간부 지원율이 하락하는 현실 속에서 초급간부 급여·수당 인상과 복무기간 단축 등 구체적 조치가 없다면 이마저도 쉽지 않다.
담화문 발표하는 한 총리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상동기범죄 재발 방지를 위한 국무총리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한 총리는 담화문에서 “치안업무를 경찰업무의 최우선으로 두고 경찰조직을 재편해 치안역량을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남제현 선임기자 |
정부는 치안 강화와 경찰 인력 증원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무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이번 총리 담화문 발표 배경에 대해 “최근 치안 상황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커진 것과 아울러 지난 정부에서 경찰 인원은 2만명가량 증원됐지만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치안은 강화되지 못했다”며 “현 경찰 조직이 최근 새로운 양상의 범죄에 대응하기에 적합한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 인력과 조직뿐만 아니라 훈련 등 국민이 느낄 수 있는 치안력 강화를 위한 조치들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경찰은 일반적인 치안 관리뿐만 아니라 각종 재해·재난 예방활동에 이상동기범죄 대응으로 인한 순찰까지 업무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의경이 재도입되면 집회·시위현장 외에도 교통 지원, 방범 지원 등 다방면에서 치안보조업무를 수행해 경찰의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서울의 한 경찰 간부는 “의경 제도가 폐지된 뒤 경찰관 기동대로 업무가 대체되면서 의경 3명이 경찰관 1명으로 인원이 3분의 1로 줄었다”며 “늘어난 집회·시위 대응만도 버겁던 상황에서 최근 잇따른 흉악범죄로 추가 출동이 늘어 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의경은 경찰관서에서 24시간 생활하며 언제든 출동이 가능해서 현장업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상동기범죄 대응을 놓고 갑작스럽게 제기된 대안이라 경찰과 국방부 사이 입장을 조율하고 의경 생활관 등을 다시 갖춰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경찰청 관계자는 “병역자원 수급 문제도 있고 이제 국방부와 협의가 필요한 지점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또한 “의경 재도입은 특별 치안활동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효과 낼 방안을 고민한 결과 같다”며 “국방부와 실무적으로 공유됐던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수찬·박유빈·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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