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 모시고 효도여행 간 남편, 그 자리에 상간녀가 동행을?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8월 23일 (수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이경하 변호사

- 상간녀와 함께 여행을 간 시부모님, 위자료 청구 가능해

- 위자료 청구, 꼭 이혼해야만 할 수 있는 것 아니야

- 단순히 경력 단절 사실 그 자체만으로는 친권, 양육권에서 불리해진다고 보기 어려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결혼 10년차가 된 평범한 주부입니다. 일곱 살, 세 살, 두 딸을 두고 있죠. 시부모님은 결혼 전부터 남편보다 네 살이 많은 저를 마땅치 않게 생각하셨습니다. 저한테 대놓고 함부로 대하시지는 않았지만, 명절 때 동서와 같이 전을 부치고 있으면 어머님이 동서만 따로 불러서 힘들 테니 들어가서 쉬라고 하셨고, 설거지나 청소 일도 저한테만 시키는 일들이 자주 있었습니다. 서운하긴 했지만, 시부모님을 매일 뵙는 것도 아니니까 저는 굳이 마음 쓰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남편이 연휴에 부모님을 모시고 효도 여행을 다녀오고 싶은데,저와 아이들까지 끼면 제가 너무 고생할 것 같다면서 부모님과 셋이서만 다녀오겠다고 하더라고요.저는 저를 배려해주는 남편이 고마웠고, 흔쾌히 다녀오라고 했죠. 그런데 그로부터 석 달 정도 지났을 무렵이었습니다. 야근하고 들어온 남편이 씻으러 욕실에 갔을 때 남편의 휴대폰에서 문자 알림이 들리더니, 휴대폰 화면에 낯선 이름이 떴습니다. 안 좋은 예감이 들어서 남편 몰래 확인해 봤는데요, 남편과 어떤 여자가 연인 사이에서나 할 말을 문자로 주고 받고 있었더라고요. 혹시나 하고 열어본 휴대폰 사진첩에는 경악스러운 사진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남편과 상간녀가 여행지에서 시부모님과 함께 다정하게 웃으면서 찍은 사진들이 있었던 겁니다. 배신감에 치가 떨립니다. 남편도 그렇지만, 특히 시부모님이 원망스러웠습니다. 남편과 상간녀, 그리고 시부모님께 혼인 파탄의 책임을 물고 싶은데,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저는 아기를 낳고 회사를 그만둔 이후부터 전업주부로 지냈습니다. 경력단절이 친권과 양육권을 정할 때 불리하게 작용할까요?" 사연자분의 배신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일 것 같습니다.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사람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가 있는데, 민법에서는 그럼 어떤 사람들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나요?

◆ 이경하 변호사(이하 이경하): 원칙적으로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를 해야 하나, 예외적으로 제3자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다면, 그러한 책임이 있는 제3자를 상대로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민법이 정한 이혼 사유 중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가 있는 경우에는 배우자 일방이 유부남, 유부녀인 걸 알면서도 부정행위를 한 상담자에게도 위자료 청구를 하게 됩니다.

◇ 조인섭: 그러면 사연자분은 남편과 상간녀뿐만 아니라 함께 여행을 간 시부모님에게도 위자료 청구를 하고 싶다라고 했습니다. 그것도 가능할까요?

◆ 이경하: 네, 가능합니다.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비단 상담자뿐만이 아니라 시부모님이나 장인, 장모님에게도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경우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고, 실제 아들의 불륜을 말리지 않고 도리어 상간녀를 명절과 제사에 참석하게 하여 며느리로 대우한 시어머니에게 위자료가 인정된 하급심 판례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연자님 같은 경우, 시부모님이 부부 사이의 혼인 파탄의 원인 된 행위에 가담한 책임을 물어 시부모님에게도 위자료를 청구하실 수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면 위자료는 얼마나 인정이 될까요?

◆ 이경하: 보통 부정행위에 따른 위자료는 부정행위의 기간이나 양상, 부정행위를 통해 혼인이 파탄된 영양, 부정행위를 반성하고 불륜 관계를 정리하려 했는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서 3천만 원 이하의 범위에서 결정이 됩니다. 이 사안의 경우 부정행위 기간에 대해 알 수 없어 확언을 드리는 건 좀 어렵지만 남편이 시부모님에게 상간녀를 소개해 주고 여행까지 같이 가는 등 부정행위 양상이 나쁜 의미에서 일반적이지 않고 또 이러한 부정행위 때문에 사연자님께서 남편과 이혼까지 결심하셨기 때문에 혼인이 완전히 파탄된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상당히 큰 위자료 액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 조인섭: 그러면 남편에 대해서도 위자료가 인정이 될 수 있고 상간녀에 대해서도 위자료 인정될 수 있고, 이거랑 더불어서 시부모님한테도 위자료가 인정될 수 있고. 도대체 피고가 4명이 되겠네요. 그러면 사연자분은 남편의 휴대폰을 통해서 남편의 부정행위를 알게 됐습니다. 사연자분이 남편과 상간녀 그리고 시부모님 상대로 위자료 청구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될까요?

◆ 이경하: 우선 남편과 상간녀 사이에 외도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과 시부모님이 그러한 외도 행위를 부추기거나 권장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 자료를 잘 준비해 두셔야 합니다. 예를 들면 사연자분이 남편의 핸드폰에서 발견한 여행 사진들 그리고 통상적인 직장 동료나 친구 사이에서 할 법한 행동으로 보기 어려운 "사랑한다." 이런 문자, 카톡 전부 다 좋은 증거가 됩니다.

◇ 조인섭: 그러면 만약에 사연자분과 같은 상황에 처하신 분들 중에서 이혼을 원하지 않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그러면 위자료는 청구하고 싶은데 이혼은 원하지 않는다. 위자료 청구, 꼭 이혼을 해야지만 할 수 있는 걸까?

◆ 이경하: 그렇지는 않습니다. 외도를 저지른 배우자와 이혼을 하지 않으시고도 상담자에게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상간자가 유부남 또는 유부녀와 그 사람의 기혼자인 사실을 알면서도 부정행위를 한 것은, 그 기혼자의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봅니다. 다만, 통상적으로 그러한 부정행위로 결국 이혼까지 하게 되는 경우와 이혼을 하지 않는 경우를 비교하면, 아무래도 전자에서 위자료 금액이 좀 더 많이 인용되는 경향은 있습니다.

◇ 조인섭: 결국 이혼 안 하면서 손해배상 청구하는 거는 부인으로서의 권리 침해니까 이런 경우에는 이혼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서도 상담자에게 손해배상 청구는 할 수 있는 거네요. 그러면 사연자분은 이혼하면서 친권, 양육권에 대해서 이제 좀 걱정하고 계십니다. 사연자분이 경력 단절이 있어서 그게 불리하게 작용할까 봐 걱정하는 것 같은데요. 이거는 어떻게 될까요?

◆ 이경하: 단순히 경력 단절이 되셨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는 친권, 양육권에서 불리해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자제분들을 양육하시기 위해 경력 단절이 되신 것이기 때문에, 친권, 양육권 소송에서 유리한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친권, 양육권자에 대한 판단 기준에는 경제적인 요소도 있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자녀들의 양육을 주로 누가 해왔는지, 자녀들과 애착관계가 잘 형성된 사람이 누구인지입니다. 따라서 사연자분이 따님들의 주 양육자이셨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소송 과정에서 입증하신다면, 큰 무리 없이 친권자 및 양육자로 인정받으실 수 있겠습니다.

◇ 조인섭: 그럼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사연자분은 우연히 남편의 휴대폰을 보다가 남편이 상간녀와 여행을 다녀온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 여행에 시부모님도 함께했다는 점에서 사연자분은 배신감을 느끼셨고, 남편과 상간녀뿐만 아니라 남편의 불륜을 방조한 시부모님에게도 혼인 파탄의 책임을 묻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원칙적으로 위자료는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를 상대로 청구해야 하지만, 예외적으로 책임이 있는 제3자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할 수 있다고 답을 해주셨고요. 남편이 시부모님에게 상간녀를 소개해주고 여행까지 가는 등 부정행위의 양상이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큰 위자료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이경하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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