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이슈로 번진 그리스 산불... 잿더미서 '이주민 추정' 시신 19구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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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째 그리스 곳곳을 불태우고 있는 대형 산불이 '이민 이슈'로까지 옮겨붙고 있다.
화마(火魔)가 집어삼킨 튀르키예 접경 지역의 잿더미에서 이민자들로 추정되는 시신 19구가 발견된 것이다.
이와 별개로 그리스 경찰은 인근 지역에서 "이주민이 화재 원인"이라며 무슬림 이민자들을 트럭에 감금한 채 조롱한 3명을 체포했다.
이민자들로선 이번 산불의 희생자이자 '분노의 표적'이 되는 이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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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실종 신고 없어.. 이민자들로 추정돼"
인근서 "이민자가 방화" 선동한 3명 체포
두 달째 그리스 곳곳을 불태우고 있는 대형 산불이 '이민 이슈'로까지 옮겨붙고 있다. 화마(火魔)가 집어삼킨 튀르키예 접경 지역의 잿더미에서 이민자들로 추정되는 시신 19구가 발견된 것이다. 이와 별개로 그리스 경찰은 인근 지역에서 "이주민이 화재 원인"이라며 무슬림 이민자들을 트럭에 감금한 채 조롱한 3명을 체포했다. 이민자들로선 이번 산불의 희생자이자 '분노의 표적'이 되는 이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소방당국은 북동부 에브로스 지역 산불로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약 1,537㎢ 면적이 불탔다고 발표했다. 에브로스는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파키스탄·시리아 이민자들의 유럽행 주요 관문으로 활용돼 온 지역이다.
새까맣게 탄 시신 18구… "탈출하려다 참변"
특히 에브로스의 시골 마을 아반타스 남쪽에 위치한 한 판잣집에선 새까맣게 그을린 시신 18구가 한꺼번에 나왔다. 모두 남성이었고, 이 중 2명은 어린이였다. 현장을 조사한 검시관은 "(18명이) 2, 3명씩 무리를 지어 약 500m씩 떨어져 있었으며, 탈출을 시도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현지에서 실종 신고가 없었던 사실에 비춰, 희생자들이 국경을 넘어온 이민자들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아직 정확한 신원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디미트리스 카이리데스 그리스 이민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최소 18명의 이민자가 숨졌다"고 밝히며 이를 기정사실화했다. 전날 아반타스와 인접한 레프킴미 지역에서도 이주민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이민자 감금한 남성 3명 체포
문제는 산불 피해가 '이민자 혐오'를 불러일으킨다고 볼 징후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전날 에브로스 알렉산드로폴리스 지역 경찰은 시리아·파키스탄 이민자 13명을 트럭 트레일러에 감금한 혐의로 남성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주동자는 외국인이지만, 공범 2명은 그리스 국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해자들은 이민자들을 가둔 뒤 “이들이 우리를 불태우려 한다”고 말하는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하기도 했다. AP통신은 "최근 그리스에선 실수에 따른 방화 혐의로 여러 사람이 체포되거나 벌금형을 받았는데, 이를 두고 일부는 '이민자들이 방화범'이라고 반발했다'고 전했다.
그리스는 최근 이상고온 현상 탓에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극심한 산불 피해를 겪고 있다. 지난달 유명 관광지인 로도스섬은 산불로 관광객 2만여 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에브로스뿐 아니라 수도 아테네 서쪽의 아스프로피르고스와 필리 등에서도 산불 때문에 19일부터 사흘간 약 1,618㎢의 땅이 잿더미가 됐다고 밝혔다. 그리스 중부 비오티아에서도 전날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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