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선결제’ 환자들, 병원 폐업에 두 달째 발 동동…“선불주의보”
[앵커]
강남의 한 유명 한방 병원이 선결제 형식으로 고액의 진료비를 미리 받은 뒤 돌연 문을 닫았다는 소식, KBS가 단독으로 전해드렸죠.
보도 이후 두 달이 지났지만 환자들은 여전히 병원비를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비슷한 '선결제' 피해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 피해를 막을 방법은 없는 건지, 이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갑작스러운 폐업 소식에 때아닌 '환불 대란'까지 벌어졌던 서울 강남의 한방병원.
KBS 보도 이후, 경찰은 병원 관계자 10명을 입건하고 관련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상황은 두 달 전과 달라진 게 없습니다.
난소암 환자 이 모 씨도 선결제했던 3천만 원을 아직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이OO/한방병원 피해자 : "(환불 신청서는) 휴지 조각이 돼 있겠죠. 구체적인 어떤 환불 계획이라든지, 그런 걸 들어본 적이 전혀 없죠."]
암 치료로 소문났던 병원인 만큼, 피해자는 대부분 이 씨와 같은 암 환자들.
지금과 같은 극도의 스트레스는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OO/한방병원 피해자 : "암 환자들을 상대로 이렇게 악질적으로 돈벌이를 했다는 것에 대해서 정말 강력한 처벌이 내려져야…"]
피해자 110명은 지난달 병원장 등을 상대로 별도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형사 재판이 끝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건데, 소송가액만 26억 원에 달합니다.
[장성환/환자 법률 대리인 : "병원장을 했던 분이 본인의 재산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는 행태를 지금 보이면서 본인들의 행위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거액의 선결제 거래는 업체가 일방적으로 폐업을 해버리면 소비자가 모든 손해를 떠안게 되는 구조입니다.
이미 전국적으로 대형 헬스장과 학원, 대규모 예식장 등에서 비슷한 피해 사례가 이어지고 있지만, 피해자 구제책은 전무합니다.
[이웅혁/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 "(선결제 피해는) 제2의 전세사기 피해자와 마찬가지 모양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문제에 보증보험 등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소비자원은 혜택이나 할인이 있더라도, 고가의 금액을 선결제로 내지 말고 단기계약이나 할부 결제를 이용하라고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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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기자 (rea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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