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한 아빠와 소송중입니다. 도와주세요"

"아동성범죄자가 피해자보다 정상적인 삶을 살아"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친부에게 성폭행 당한 피해자가 곧 출소할 가해자에 맞서 민사소송을 진행해 1심에서 승소했지만, 가해자는 항소를 하고 친딸인 피해자는 가해자 출소 후 보복을 당할까봐 불안에 떨고 있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작성자가 올린 가해자의 민사소송 항소이유서 [사진=보배드림 캡처]

22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아빠랑 소송중입니다. 도와주세요' 라는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본인이 '친족 아동 성범죄 피해자'라고 밝히며, 친부로부터 8세부터 15세까지 성추행 및 강간을 당해 대인기피증, 불안장애, 우울증, 신체화장애 등을 앓고 있다고 전했다.

A씨가 올린 판결문에 따르면 친부는 술을 마시고 A씨와 오빠를 수시로 폭행했으며, A씨에게는 "성관계를 해주면 집안 일을 더 열심히 하겠다" 라며 성관계를 종용하고,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또 다시 폭행을 저질렀다.

재판에서 그는 친족관계 및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간음 등으로 성폭력범죄에 대한 유죄를 선고 받았으며, 9년의 징역을 살고 오는 9월 출소할 예정이다.

A씨는 "현재 민사소송을 진행중인데, 아빠 명의로 재산도 없을 것이고 돈이 목적도 아니다"라며 "내가 할 수 있는 합법적인 선에서 마지막 처벌이자 발악이고 경제적 자유라도 박탈하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A씨의 조모는 소송 진행 중 전화를 해서 "징역 9년을 살았으면 됐지 왜 돈까지 달라고 하냐"라며 막말을 퍼부었다.

친부 역시 민사소송중 버섯조경을 배우고 자격증을 취득한다는 이유로 재판기일을 차일피일 연장시켰다.

A씨는 "아동성범죄자도 감옥에서 자격증을 따고 버섯조경을 배운다 것이 너무 싫고, 나보다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 같았다"며 "과연 저게 감옥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A씨가 제기한 민사소송 1심 재판 결과 3억원 중 1억5천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으나, 친부는 '교도소에 수감중이어서 유리한 증거를 제출할 수도 없고 법원에서 법리를 오인하여 판단했다'며 항소한 상태다.

A씨는 "진지한 반성을 했다고 감형된 것 같던데 마음이 복잡하다"라며 "왜 법은 가해자가 반성문을 제출하면 감경해주는지, 왜 가해자가 출소하면 보복하러 올까봐 피해자가 불안에 떨며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A씨는 "부디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퍼뜨려주면 좋겠다"고 말했고, 해당 글에는 200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리며 누리꾼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누리꾼들은 "가해자는 버젓이 감방 생활 중에도 잘 살고 자격증까지 취득하는데 피해자는 삶이 참 고단했을 것이라 읽는 것도 너무 힘들다" "어떤 말도 위로가 되긴 힘들겠지만 힘내길" "이런 역겨운 X이 곧 출소해서 주위에 돌아다닌다는 게 분노가 차오른다" 등 분노하는 반응을 보였다.

친족 성폭행 사건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미성년자인 의붓딸을 성폭행한 50대 남성이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으며, 5월에는 이혼 후 오랜 기간 떨어져 지낸 딸을 강제 추행해 죽음으로 내몬 친부에게 징역 5년이 선고됐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